78세 샌더스·블룸버그, "둘 다 심장 건강이 약점"

입력 2020-02-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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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선두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등판을 앞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캠프 차원에서 심장 건강을 놓고 맞붙었다.
생일을 기준으로 따지는 미국식 나이로 78세인 두 후보가 가장 약한 고리인 `건강`을 파고들며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선두주자와 유력 후발주자 사이의 경쟁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인 셈이다.
견제구는 샌더스 캠프 쪽에서 먼저 날렸다. 샌더스 의원의 공보비서 브리아나 조이 그레이가 19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샌더스 의원을 엄호하다가 블룸버그 전 시장을 끌고 들어간 것이다.
그레이는 지난해 10월 심장마비를 일으킨 샌더스 의원의 건강을 문제 삼는 시각을 두고 "과거 다른 많은 후보들에게 가해졌던 중상모략과 의심의 캠페인"이라며 "블룸버그도 샌더스와 같은 나이에, 과거 심장마비를 앓았는데도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 캠프는 발끈했다. 팀 오브라이언 고문은 트위터에 "샌더스 캠프의 트럼프 같은 거짓말"이라고 받아쳤다.
캠프에서도 성명을 내고 블룸버그 전 시장이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적이 있으나 오랫동안 알려져 있던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이 파일럿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스텐트 시술을 받을 당시 연방항공청(FAA)에 이를 보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CNN 인터뷰로 불을 댕긴 그레이는 결국 트위터를 통해 말을 잘못했다고 인정하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샌더스 의원과 같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언을 바로 잡으면서도 끝까지 블룸버그 전 시장의 건강을 함께 문제 삼은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해 10월 심장마비를 일으킨 후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았고 대통령직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료진 소견서를 공개했으나 4년간의 국정운영이 가능한 상황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샌더스 캠프 측은 1942년 11월생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국식으로 치면 77세이고 블룸버그 전 시장이 1942년 2월생으로 78세인데 샌더스 의원에게만 건강 문제가 제기되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샌더스 의원은 1941년 9월생으로 78세다.
심장 건강을 둘러싸고 78세 후보의 캠프끼리 벌인 신경전은 서로에 대한 양측의 경계 수위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초반 경선주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선전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샌더스 의원은 3월 초 경선부터 참여하는 중도 성향의 블룸버그 전 시장을 적극 견제해왔으며 이날 저녁 네바다주 경선을 앞두고 열리는 민주당 대선경선 TV토론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맞붙을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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