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불문 ‘몸집 줄이기’..."생존이 목표"

입력 2020-02-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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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안팎의 어려움이 장기간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특히,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기계와 정유, 내수 침체와 치열해진 온라인 경쟁으로 벼랑으로 내몰린 유통산업에는 매서운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 업계는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를 단행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두산중공업이 직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5년 전에도 인력 감축이 있었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1962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의 주력 사업인 원자력 발전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불황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때 ‘꿈의 직장’, ‘철밥통’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고액 연봉에 정년까지 보장되던 정유 업계에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든 데다 신규 사업 부진까지 더해진 결과입니다.

    17년 이상 직원 평균 근속 연수를 자랑하던 에쓰오일의 경우, 최근 사업 부서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에 나섰고,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IMF 당시, 대규모 명예퇴직이 단행됐지만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 희망퇴직이 이뤄진다면 창사 45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화 인터뷰>정유 업계 관계자

    “연구개발팀 쪽이 부서 폐지하게 돼서 좀 이슈들이 있는 상황입니다. 부서를 통폐합하면서 인원들이 다른 쪽으로 전환 배치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마찰이 있죠. 지금 희망퇴직도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실적 악화에 빠진 롯데쇼핑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자사 백화점과 할인점 등 700여 개 점포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개 점포 문을 닫는다고 밝히면서 혹독한 사업 재편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지난해 맹위를 떨친 보호무역주의와 일본의 수출규제에 최근 코로나 19 사태까지 덮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이상호 /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라든지 주 52시간 시행이라든지 반기업 정서라든지, 수도권 규제로 인한 기업의 U턴 저해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부분들이 생산 요소의 유기적 결합을 저해함으로써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있습니다.”

    여행객 감소에 따라 항공업계도 희망퇴직과 함께 무급휴직에 들어갔고, 중국 LCD 저가 공세를 견디지 못한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 축소 개편을 단행한 상태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코로나 19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1%에서 1.6%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사태가 악화될 경우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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