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코로나에 항공 산업기반 붕괴…정부 지원 절실"

입력 2020-04-0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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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셧다운`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가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신속한 정책 자금 지원을 거듭 호소하고 나섰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협회는 오늘(3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냈다.

항공협회는 항공 안전과 업계 이익 증진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항공협회는 호소문에서 "항공사와 임직원은 조속한 위기 극복을 위해 유·무급 휴직, 자발적 급여 반납 등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우리 항공 산업기반을 붕괴시킬 정도로 강력하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이어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으며, 84만 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와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3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전세계 181개 국의 한국발 입국 금지·제한 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은 96% 급감했고,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하락했다. 국적 항공사 여객기 374대 중 324대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협회는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월 9천억 원의 고정비는 적자로 쌓이고,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5조3천여억 원 규모로 항공사와 임직원 모두가 당장 내일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항공 컨설팅 전문기관인 CAPA는 각국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전 세계 항공사 대부분이 5월말 파산할 것이라는 비극적인 전망을 내놨다.

세계 각국이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선 것을 언급하며 협회는 정부의 조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현재의 위기는 9·11 테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며 항공산업 보호를 위한 신속한 재정적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은 총 580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결정했고, 독일은 국적기(루프트한자) 금융지원을 무한대로 설정했다. 프랑스가 450억 유로(약 60조5천억 원)의 금융지원을, 싱가포르가 133억 달러(16조4천억 원)의 금융지원을 하는 것을 비롯해 대다수 국가가 자국의 항공산업이 파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협회는 "항공산업은 국가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제여객의 97%, 수출입액의 30%를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의 인적·물적 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며 "항공사뿐 아니라 지상조업, 관광업 등 직간접 고용인원만 84만 명으로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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