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막는 90개국에 '빗장'… 13일부터 무비자 입국 제한

입력 2020-04-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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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국을 금지한 국가에 대한 사증(비자)면제·무사증 입국 제한 조치가 오는 13일부터 시행된다. 대상 국가는 90개국이다. 정부는 이미 발급한 90일 이내 단기사증의 효력도 모두 정지시켰다.
외교부와 법무부는 9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국가·지역 151곳 중 중 우리나라와 사증면제 협정을 체결했거나 우리 정부가 무사증 입국을 허용한 국가·지역 90곳에 대한 사증면제 조치를 잠정적으로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사증면제 협정을 체결한 56개국과 무사증 입국이 허용된 34개국의 여권을 소지한 사람이 한국에 입국하려면 한국 공관에서 사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적용 대상은 ▲ 아시아·태평양 18개국 ▲ 미주 23개국 ▲ 유럽 34개국 ▲ 중동 9개국 ▲ 아프리카 6개국 등이다.
뉴질랜드·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호주·홍콩·대만·마카오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이탈리아·독일·스페인·프랑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유럽 주요국이 대부분 포함됐다.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와 입항하는 항공기에 탑승 중인 승무원, 입항 선박의 선원은 예외적으로 사증이 면제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회원국 기업인 등에게 발급되는 APEC 경제인 여행카드(ABTC) 소지자도 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더해 지난 5일까지 전 세계 모든 한국 공관에서 외국인에게 발급한 단기사증의 효력을 잠정 정지했다. 단기체류 목적의 단수·복수사증이 모두 해당한다. 이 같은 사증을 소지한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공관에 사증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다만 국내 기업이 초청한 고급 기술자 등 단기취업(C-4) 자격에 해당하는 사증과 취업·투자 등을 위한 장기사증은 효력정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미 국내에 입국한 단기체류 외국인은 입국 당시 부여받은 체류 기간 범위 내에서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애초부터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지 않은 중국인에 대해서도 사실상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사증면제 또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미국·영국·아일랜드·멕시코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무사증 입국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유효한 사증 없이 입국을 시도하는 외국인의 탑승권 발권을 탑승자 사전확인 시스템(IPC)을 통해 자동으로 차단한다. 항공사·선사의 탑승권 발권 단계와 국내 입국심사 단계에서 재차 확인할 방침이다.
사증 발급 심사도 한층 강화됐다.
사증을 신청하는 모든 외국인은 신청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의료기관에서 검사서를 받고 발열·기침·오한·두통·폐렴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 유무가 기재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상 소견이 있는 외국인은 사증 발급을 제한한다. 사증 신청을 받은 공관은 건강 상태 인터뷰 등 충분한 심사를 거쳐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 외교·공무 목적 ▲ 투자·기술제공 등 필수적 기업활동 목적 ▲ 우리 국민의 가족 또는 긴급하거나 인도적인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 등은 공관장 판단에 따라 신속히 사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는 66명(8일 기준), 임시 생활 시설에서 격리 중인 외국인은 880명(7일 기준)에 달한다. 정부는 "사증 발급 및 입국규제 강화를 통해 외국인 유입을 감소시킴으로써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방역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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