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6일 대량 실업 등 부진한 지표의 충격에도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가 맞서 혼조세로 출발했다.
오전 10시 2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15포인트(0.96%) 하락한 23,279.2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07포인트(0.29%) 내린 2,775.29에 거래됐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18포인트(0.54%) 오른 8,438.36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 등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경제 활동 재개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7만 명 줄어든 524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500만 명보다 많았다.
지난주까지 4주간 실업 보험 청구자 수는 약 2천200만 명에 달했다.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대량 실업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신규 실업이 이전의 600만 명대에서 500만 명대로 줄어든 점은 다소 안도감을 제공했다.
다른 지표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22.3% 감소한 121만6천 채에 그쳤다. 시장 예상 15.6% 감소보다 가파르게 줄었다.
반면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6.8% 줄어들어 시장 예상 14.6% 감소보다 양호했다.
4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지수도 전월 마이너스(-) 12.7에서 -56.6으로 폭락했다. 시장 예상 -30.0을 큰 폭 하회했고, 1980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부담도 여전하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었다고 발표했다. 독일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은 올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철회했다.
이런 불안 요인에도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는 지지력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면서, 이날 경제 재개 문제와 관련한 지침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이다호 주지사가 내달부터 비필수 사업 운영을 재개할 준비를 해도 좋다고 밝히는 등 일부 주는 경제 재개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중이다.
스페인과 스위스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봉쇄 완화 계획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제 활동 재개가 가시화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도 힘을 얻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3월 기록한 저점이 증시의 바닥이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이 이날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국가별 상황은 여전히 엇갈린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8만 명을 넘어섰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양책으로 충격적인 미국의 실업이 다소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랜트손튼의 다디엔 스웡크 수석 경제학자는 "고통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정점에 달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130만 개 이상 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 돈을 10일 이내에 사용하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는 사람들이 5월과 6월에 다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주요국 상승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75% 올랐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8% 오른 20.25달러에, 브렌트유는 1.08% 상승한 27.99달러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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