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째 두문불출에 쏟아지는 '설(說)'…김정은 어디에?

입력 2020-04-26 13:20   수정 2020-04-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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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설에 휩싸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름째 두문불출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태양절·4월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불참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외 언론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신변에 대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북한 매체들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주민 감사, 축전 전달 등을 북한 매체가 동정 형태로 전하고 내각 총리 등 고위 간부도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신변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정부는 `김정은 건강이상설`과 관련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미국 등 주변국도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노동당 회의 주재 후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 보름째 자취 감춘 최고지도자…북한 매체들은 `평온`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가 마지막이다.
26일 오전 현재까지 북한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인민군 창건 88주년 기념일(4·25)이었던 전날에도 김 위원장은 별다른 대외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장기 잠행`은 그 자체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1∼3월 두 차례나 열흘 이상 자취를 감춘 바 있고, 2019년과 2014년에도 각각 20일과 40일씩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온갖 억측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조부인 김일성 주석 생일인 지난 15일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는 점이 건강이상설에 불씨를 댕겼다.
`잠행 15일째`에 접어든 이날 세간의 이목이 김 위원장의 신변에 집중되는 상황이지만 북한 매체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통상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과 관련해서도 김일성 훈장 수훈자들에게 생일상 수여(4월 21일), 시리아 대통령에게 답전(4월 22일), 삼지연시 일꾼들에게 감사 전달(4월 26일) 등 간략한 동정은 꾸준히 전하고 있다.
사진·영상이 없는 보도 형태로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을 불식시킬 수준은 아니지만, 지도체제에 당장의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는 않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임천일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이 지난 23일 `김정은 방러 1주년` 담화를 발표하고, 이튿날 러시아 공산당 중앙위원장이 축전으로 화답한 점 등을 고려하면 내각도 외교적 교섭을 비롯한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재룡 내각총리가 수도 평양을 비우고 황해남도 경제시찰(4월 24일 보도)에 나선 것은 `급변 사태`에 대비하는 비상태세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 심혈관 시술로 중태→중국 대북 의료진 파견까지…각종 소문 무성
김 위원장의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 이후 고개를 든 `건강이상설`은 지난 주말에 즈음해 국내 보수 인터넷 매체에 등장한 `심혈관 시술` 주장을 계기로 일파만파로 번졌다.
비대한 몸집 등으로 평소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온 만큼 비교적 설득력 있게 다가온 측면이 있어 보인다.
여기에 미국 CNN이 지난 21일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유사한 주장을 보도하고 국내·외 언론이 줄줄이 따라가면서 급기야 금융·외환시장까지 흔들어 놓은 것.
이에 앞서 `모 신문사에 북한 전문 소식통이 투고한 정보`라는 제목으로 김 위원장의 뇌사설과 평양 계엄령 선포설을 담은 사설정보지가 국내 탈북 커뮤니티에서 돌기도 했다.
이후에도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중태`라는 제보를 받았다는 보도와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 보도가 엇갈리며 혼선만 키워가는 양상이다.
가장 최근 `소식`으로는 중국 정부의 대북 의료진 급파설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3명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에게 조언하기 위해 지난 23일 의료전문가를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다만, 중국 의료진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관해 확인해 주지 않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보도의 진위를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유튜브 등을 통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 영상을 교묘히 편집해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등 혼란이 지속하는 모습이다.

◆ 정부 "특이동향 없음"…원산 체류 관측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서는 "내부에 전혀 특이동향이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지난 2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여길 수 있는 동향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하고 있고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당시 청와대의 설명이다. 북한의 노동당, 군부, 내각도 비상경계 등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 차장은 22일(현지시간) 국방부 언론브리핑에서 김 위원장과 관련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23일(현지시간) CNN의 `김정은 위중` 보도에 대해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들었다. 그 보도는 부정확한 보도라고 한다"고 언급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 과도한 억측을 차단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위치나 목적이 확인된 바는 없지만,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뒤 평양을 떠나 원산 지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5일(현지시간)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적어도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 중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 이후 원산으로 이동해 현재까지 머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주변 측근들을 대동해 평소와 마찬가지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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