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배를 곯는 아이가 있는 가구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배로 급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옵서버는 식량실태 조사기구인 `푸드 파운데이션`의 새 자료를 인용해 영국 내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의 아이들이 코로나 19 봉쇄 조처 이후 지난 5주간 충분한 식사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취약 계층은 식량 공급 사정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정의 30%, 지체 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의 46%가 식량 공급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위기에 봉착했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취약 계층 아동에게 아침값을 지불 유예하는 `프리 브랙퍼스트`(공짜 아침) 클럽과 학교 급식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학교가 다시 문을 열 때까지 주간 15파운드(1만8천400원)의 푸드 바우처를 학생들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봉쇄 상태에서는 이마저도 부모들이 바우처를 내려받기해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문제를 촉발하고 있다.
푸드 파운데이션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까지 공짜 아침을 먹을 수 있던 62만1천명의 학생 가운데 현재는 5분의 1 수준인 13만6천명만이 대체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공짜로 학교 급식을 먹던 학생의 31%는 대체 프로그램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50만명이 넘는 아동이 결식 상태라고 이 기구는 지적했다.
푸드 파운데이션의 아동급식 프로그램인 `칠드런즈 라이트2푸드` 캠페인에 참여하는 영국 배우 에마 톰슨은 옵서버에 "이렇게 부유하고 능숙한 나라에서 여전히 배를 곯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톰슨은 "정부가 먹거리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생명줄을 뻗어줘야 한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고통받는 가계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소득 긴급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통계도 영국의 심각한 아동 결식 상황을 대변한다.
빈곤퇴치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 `트러셀 트러스트`는 올해 3월 말 현재 푸드뱅크로부터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81% 늘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푸드뱅크 수요는 121% 늘어 더 심각하다.
푸드 파운데이션의 앤 테일러 집행국장은 정부가 비상 소득지원 계획을 입안해야 하며 아이들에게 2주에 한 번씩 두 배 늘어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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