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입힌 전기차…레트로 감성에겐 훌륭한 대안

입력 2020-05-09 08:00   수정 2020-05-0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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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감성 자극하는 전기차 등장
유럽·중국 전기차 성장률 연평균 30%↑
내연기관차 지지층 위한 대안
클래식 포드 브롱코 EV (출처 : 제로랩스 오토모티브)

자동차 역사에서 가솔린 엔진의 내연기관차가 처음 발명되기 40여 년 전에 전기차가 먼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코틀랜드 발명가인 로버트 앤더슨이 만든 전기 원유마차가 바로 최초의 전기차인데, 당시 전기모터와 축전기 기술이 내연기관보다 급속히 발달하면서 전기차가 먼저 등장할 수 있었다.내연기관차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전기차의 관념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초 전기차 전기 원유마차

그렇다면 클래식과 접목된 전기차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질문에 미국 제로랩스 오토모티브社는 포드 브롱코 EV를 선보였다.

브롱코 EV 뒷면
브롱코 EV 실내

정식 이름은 `클래식 포드 브롱코`. 60, 70년대에나 볼 수 있을 법한 각진 박스형 왜건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투박한 차체와 달리 600마력이 넘는 힘과 완충 시 305km를 달릴 수 있는 주행 성능은 상남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북미 `국민차` 브롱코를 전기차로 재해석한 제로랩스 오토모티브는 연간 40대가량의 클래식 포드 브롱코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포드 머스탱 R67 EV (출처 : Electriccarnews)

미국 정통 머슬카의 대명사 머스탱도 전기차로 탄생했다.



지난 2017년 러시아 전기차 제조 업체인 애비어 모터스는 클래식 머스탱을 전기차로 부활시켰다. R67로 불리며 유명세를 치렀던 1967년형 머스탱패스트백 디자인에 전기차 DNA를 입힌 것이 특징. 특히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앞뒤에 배치시켜 4륜 구동으로 구현했으며, 800마력이 넘는 힘과 96토크의 출력으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불과 2.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고전적 느낌의 외관과 달리 실내로 들어오면 전자식 계기판과 센터패시아의 모던함이 묻어난다.

애비어 모터스에 따르면 머스탱 R67 EV는 아직까지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MW모터스社 루카 EV (출처 : Electriccarnews)

체코 전기차 업체인 MW 모터스 역시 클래식한 디자인의 `루카 EV`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1960년대 라이트 스포츠 쿠페에서 영감을 얻은 루카 EV는 클래식함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외관에서 전기차라고 느껴질 만한 요소는 거의 없다. 노란 불빛의 할로겐램프 대신 백색 LED 헤드램프를 장착했다는 점 정도를 볼 때 `다른 세월에 굴러다니는 클래식한 차` 정도로 인식될 듯싶다. 하지만 주유구를 열면 전기 커넥터가 자리하고 있는 순수전기차이다. 루카 EV의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300Km이며,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0초 이내이다. 회사는 루카 EV의 판매 가격을 3만 유로, 우리 돈으로 4천만 원 선에서 시작하도록 책정했는데, 수출보다는 내수 판매에 집중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전기차 시장의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재차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강력한 환경 규제를 바탕으로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망 (출처 : 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6년 77만 대 수준에서 2020년 271만 대, 2025년 863만 대로 연평균 31%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고성장은 전기차 주요 수요 지역인 유럽과 중국이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유럽 지역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56만 4천여 대에서 2020년 77만여 대, 2025년 293만여 대로 연평균 33%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중국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연평균 31%의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차 포니
포니 EV 컨셉트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이 변하는 건 기정사실화된 이야기 같다. 다만 친숙한 내연기관차가 빠르게 바뀌길 원치 않는 운전자들에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닐 것이다. 이들에게는 대안이 분명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 1980년대 현대차 `포니`에 향수를 지닌 운전자들이 과거 모습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뀐 `포니 EV 컨셉트`에 실망했다는 이야기들이 자주 들리는 이유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레트로 감성을 지닌 운전자들에게는 클래식을 입힌 전기차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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