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국 방역, '성소수자' 변수로 시험대 올라"

입력 2020-05-12 16:36   수정 2020-05-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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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힌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델이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 감염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의 술집과 클럽을 방문한 5,500여명을 추적 중이나 절반 이상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빠르고 폭넓은 검사로, 이동이나 영업 제한 없이도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이 이태원 클럽 발 감염 사건으로 가장 큰 위협에 맞닥뜨렸다고 평가했다.
사람들의 자발적인 진단 검사와 개인 정보 공개에 의존하던 한국의 기존 전략이 이번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이번 집단 감염 사건과 관련된 이태원 클럽 여러 곳이 성 소수자가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오랜 성 소수자 혐오로 이들은 자신의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은 성 소수자에 대한 법적 보호도 적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진 판정자가 방문한 술집 이름을 공개하면서 해당 클럽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성 소수자에 대한 비판 글이 쌓이고 있다.
이 와중에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확진자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곽혜원 대경대 교수는 "성 소수자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차별과 적대감이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잠재적인 감염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기보다는 어둠 속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클럽을 찾는 사람들이 익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으로 결제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금융거래를 통한 추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한 동성애자 운동가는 "한국에서 성 소수자는 `아우팅`(성적 지향이 타의로 노출되는 것)으로 가족과 친구, 직업, 경력, 인생을 잃을 위험이 있다"며 "바이러스의 희생자이기도 한 환자들에 대한 혐오나 낙인찍기가 없어야 사람들이 나서서 검사를 받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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