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올겨울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독감, 홍역과 함께 재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WHO 유럽 담당 국장 한스 클루게 박사는 봉쇄조치 완화에 들어간 국가들을 겨냥해 2차 대유행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은 가능성을 설명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루게 박사는 "(코로나19 확산세 둔화에 따라 봉쇄를 완화하는) 지금은 축하할 때가 아니라 준비할 때"라며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 수가 줄기 시작했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유럽 내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가 서쪽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가 있는 동쪽으로 옮겨갔다며 병원과 1차 의료시설, 중환자실을 확충하고 공중보건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주어진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독감이나 홍역과 같은 계절성 바이러스 질환과 동시에 발생해 피해가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이자 영국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를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는 1918∼1920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을 근거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1차 때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전형적인 계절성 질환의 특징을 가진 스페인 독감은 3월에 처음 등장했지만, 가을에 더 높은 치명률을 보이며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후 3차, 4차 유행이 이어졌지만 2차 유행만큼의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클루게 박사는 "역사적으로 볼 때 팬데믹 초기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은 나라들이 재유행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리카와 동유럽 국가들도 초반에 "우린 이탈리아와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2주 후부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클루게 박사는 효과적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는 까닭에 봉쇄조치 완화는 포괄적인 추적 및 검사를 포함한 엄격한 공중보건 조치와 병행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클루게 박사는 봉쇄조치 완화는 점진적으로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며 "건강이 없으면 경제도 없기 때문에 공중보건은 국가 상위 의제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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