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대통령 몫까지"…文 "복 받으실 것"

정원우 기자

입력 2020-05-29 16:40   수정 2020-05-29 17:37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 (사진=문화재청)

"대통령님 것과 김태년 대표님 것까지 같이 준비해왔습니다”

불교신자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관저 뒷산 석조여래좌상 시주함에 봉투를 넣었다.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이 끝난 뒤 함께 경내를 산책하던 중이었다. 양당 원내대표를 이끌고 불상 앞에 이른 문 대통령은 시주함을 가리켰다. "여기다 넣으면 복 받습니다"라고 농담을 섞어 던지자 주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의 몫까지 시주를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 김 원내대표는 기독교 신자다. 문 대통령은 "복 받으시겠습니다"라고 주 원내대표에 덕담을 건넸다. 시주 이후 함께 합장한 채 세번 예를 올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전날 회동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으며 "협치, 통합을 다짐하는 장면일지 아닐지 평가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태년, 주호영 원내대표가 합장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석조여래좌상은 청와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정식 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이다. 통일신라시대 9세기에 조성된 석불좌상으로 보물 제1977호로 지정돼 있다.

불상에 얽힌 이야기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1912년 경주로 시찰을 갔다. 경주에 있는 일본인 유지의 집에서 이 석불좌상을 발견했다. 데라우치가 그 용태를 보고 여러차례 감탄하자 유지는 불상을 총독에게 진상했다.

불상은 이듬해인 1913년 서울 남산의 총독 관저로 옮겨졌다. 1927년 총독 관저가 지금의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면서 입지(立地)를 바꿨다. 대통령 관저 안에 있던 불상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89년 관저 신축으로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 (사진=문화재청)

문 대통령은 불상을 일제에게 빼앗길 뻔했던 사연을 두 원내대표에 전했다. 데라우치 총독은 일본으로 돌아갈 때 석불을 가져가려 했다. 하지만 당시 동아일보 등이 비판 여론을 일으키는 기사를 쓰고 불교계, 문화계 등에서 들고 일어나 보물을 지켜냈다는 사연이었다.

오운정(五雲亭) (사진=문화재청)

이후 문 대통령은 두 원내대표를 `오운정(五雲亭)`이라는 정자로 안내했다. 오운정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102호로 지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에 오운정의 현판을 누가 썼는지 확인해보시라고 권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자 마루에 올라 낙관을 살피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글씨는 우남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이었다. 강 대변인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이승만 대통령을 소개해 주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 오찬 후 산책(사진=청와대)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오운정까지 둘러본 뒤 헤어졌다. 약 40분간 이어진 산책이었다.

강 대변인은 "오늘(29일) 문 대통령은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해보라고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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