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알바` 투입해 산재사망 막겠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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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17 16:04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 산업재해가 지속되자 3차 추경에서 관련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302억 원을 투입하는 30만 개 제조사업장 실태조사를 통한 산업안전 분야 빅테이터 구축 사업이다. 고용부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신뢰도 높은 조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 거짓말 검증도 못해...비전문가 조사, 신뢰성 미지수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안전 빅테이터 구축 사업에 투입될 실태조사원 2천250명은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할 계획이다. 임금은 최저임금인 시간당 8천590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들은 단기 교육과정을 거쳐 실무에 투입돼 사업장 내 위험기계나 기구의 파악부터 화학물질 취급 작업의 작업공정, 사용 용도 등의 조사 업무를 수행하게 한다. 오랜 기간의 사업장 조사 경험과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일들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지난 1일 3차 추경 관련 브리핑에서 "사고가 많이 나고 있는 기계를 다루고 있는 기업들이 어떤 곳인지 이런 것을 사전에 파악해서 적정한 시점에 점검이라든가 감독을 들어가는 게 굉장히 유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사전에 30만 곳에 대해서 안전정보를 파악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비전문가인 이들이 전문적인 화학제품을 쓰거나 공정 단계가 고도화 된 제조사업장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비전문가를 투입해 시행하는 조사에서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사를 받는 사업체의 안전담당자들이 사실과 다르게 답한다고 해도 검증할 방법도 없다.

○ "3년치 일감을 100일만에 한다니" 전형적 탁상행정

고용부는 실태조사원 2천250명 중 전산인력 250명을 제외한 2천 명을 2명씩 짝을 지어 현장조사에 투입할 계획이다. 1천 개 조가 운영되는 셈이다. 3차 추경이 다음 달에 국회를 통과한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조사를 실시할 수 기간은 연말까지 5개월, 주말을 제외하면 실제 근무일은 100일 정도다. 단순 계산하면 1천 개 조가 하루에 3곳씩 제조사업장을 방문 조사해야 한다. 이 사업을 준비한 고용노동부 한 담당자는 "하루에 4곳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태조사원이 조사 대상을 섭외하고, 방문 일정을 조율해 가면서 하루 4곳씩 조사를 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향후 고용부의 근로감독에 활용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조사에 흔쾌히 응할지도 미지수다. 고용부가 5년마다 1번씩 약 15만개 사업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작업환경실태조사를 대행하는 한 민간업체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경우, 2~3년 정도는 걸려야 끝낼 수 있는 사업같다"고 말했다.

○ "취지는 좋지만 이대론 혈세만 낭비할 것"

조사 결과의 신뢰도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엉터리 조사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산재 예방 대책 수립에 기초자료가 될 수 있는 질 좋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전수조사보다는 정확한 샘플링과 심층조사가 유효할 것"이라며 "산재도 막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지금대로라면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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