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된 아들, 안면인식 기술로 32년 만에 찾았다

입력 2020-08-07 16:42   수정 2020-08-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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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32년 전 아기 때 유괴돼 팔려갔던 아들을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7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산시성의 리징즈(李靜芝)는 지난 5월18일 시안시 공안국에서 2살 때 잃어버렸던 아들 자자(嘉嘉)와 극적인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맞벌이를 하던 리씨 부부는 1988년 10월 2년8개월이던 자자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오다 아들에게 음료수를 사주기 위해 상점에 들러 계산을 하는 잠깐 사이에 유괴당했다.

리씨는 이후 만사를 제쳐놓고 아들 사진이 포함된 전단을 뿌리고 300번 넘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전국을 누볐으며 TV에도 수차례 출연했으나 모두 허탕이었다.

그러던 중 리씨는 지난 4월 한 남성으로부터 아들로 보인다는 말과 함께 한 성인 남성의 사진을 받았고, 바로 경찰서를 찾아 사진을 보여줬다.

경찰은 바로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제보받은 사진의 남성이 중국 중부 쓰촨성 청두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리씨와 이 남성의 DNA 검사를 실시, 두사람이 모자 관계임을 밝혀냈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사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자자는 어렸을 때 유괴된 다음 해에 쓰촨성의 아기가 없는 부부에게 6천위안(100만원)에 팔려가 그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학교를 나와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정도 꾸린 상태였다. 이름도 구닝닝으로 바뀌었다.

이들 상봉을 생중계한 중국중앙방송(CCTV)을 보면 자자는 "엄마"라고 외치며 이미 환갑이 된 리징즈의 품으로 뛰어들었고, 리징즈는 자자를 꼭 껴안으며 옆에 함께 서있던 남편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리징즈는 "자자가 아기 때 모습 그대로 나에게 뛰어왔다"고 말했다.

자자는 "(리징즈를 처음 본 후) 너무 닮아 친엄마임을 직감했으며 수년 전 TV에서 엄마가 친아들을 찾는 모습을 보며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자자는 친부모를 만난 후 그들의 집에서 한달간 머물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어렸을 적 부모와 함께 놀러 다녔던 곳을 다시 찾아 즐겁게 지냈다.

그러나 자자는 이미 청두에 기반을 잡고 있고 키워준 부모와 잘 살았기 때문에 친부모와 함께 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리징즈는 "거리는 멀어도 매일 아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다 됐다"면서 "성인이 된 자자가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자를 유괴한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자자의 키워준 부모도 아기 밀매에 관여됐지만 어떻게 처리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의 존재를 제보해준 남성은 익명을 요구했다.

32년만에 상봉한 모자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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