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또 다시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를 재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입장인데, 실제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이자 유예까지는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협회장들에게 코로나19로 6개월간 유예됐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재연장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유예했던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납입 유예 조치가 오는 9월로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최근 집중 호우사태까지 겹친 만큼, 대출자들의 상환 여력이 더욱 악화됐다고 판단, 재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자 상환유예하는 부분은 (협회장들이) 크게 반대하는 것은 없었고요. 실제로 통계를 봤더니 이자상환 유예하는 규모가 4월, 5월, 6월 쭉 줄더라고요. 그렇게 따지면 금융권 부담이 그리 걱정하는 만큼 크지는 않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나옵니다.
오히려 이자 상환 유예 기간이 끝났을 때 대출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기간만 연장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국내 은행들과 제2금융권이 만기를 연장해준 대출은 약 50조 원 규모.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로 신규 연체 발생액이 줄면서 은행들의 지난 달 연체율은 전월보다 0.09%p나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만기 유예가 끝났을 때, 연체율이 급증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은행들은 우려합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원래 월별로 이자가 들어오면 고객분의 상환의지라던지 상환능력을 체크할 수 있는데, 이자까지 유예시켜주면 해당 고객이 어떤 상태인지 금융회사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리스크가 굉장히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에서는 부담이 많이 되는… "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달 은행권 신용대출이 3조7,000억 원이나 늘며 증가폭이 확대된 상황.
쌓여가는 빚더미에 유예된 대출 원리금까지, 곧 다가올 '시한폭탄'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 지 우려가 커집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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