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챙기겠다"…180조 투자 약속 지킨 이재용

김민수 기자

입력 2020-08-13 14:29   수정 2020-08-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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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챙기겠다던 180조 투자 약속 2년 점검했더니
이재용의 철학…"위기 뒤에 기회, 투자 멈춰선 안돼"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로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 고용창출은 직접 챙기겠다." -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 (20. 2. 13)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년 전 했던 180조 투자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투자 행보는 더욱 속도를 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먹구름으로 뒤덮었지만 삼성의 투자는 더 속도를 냈다.
지난 2018년 8월 8일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규모는 3년간 180조원으로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채용도 계획보다 2만명 늘린 4만명을 뽑겠다고 했다.
사실상 삼성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대부분을 투자하겠다는 삼성의 약속에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180조 투자 약속은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이 전 세계를 돌며 `열공`을 한 뒤 내놓은 목표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전장 4가지를 꼽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했다.
● 이재용, 2년 전 약속 얼마나 지켰나?
지난 8일은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180조 투자와 4만명 고용을 약속한 지 딱 2년이 되는 날이다. 그 약속은 얼마만큼 지켰을까 살펴봤다.
삼성은 오늘(13일) 뉴스룸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목표는 이미 초과달성했고, 고용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투자 규모를 확인해봤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 3개년 목표치인 180조원에 차질 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투자는 당초 목표인 약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채용 규모도 지난해까지 목표치의 80%인 3만명 이상을 채용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다. 오는 2024년까지 총 5000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삼성의 투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서기 위해 총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26조원을 투자한다.
바이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7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 투자 멈춰선 안 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삼성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위기 뒤에 반드시 기회가 오게 돼 있으니 미래를 위한 투자는 멈춰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의 큰 격차로 앞서간다는 의미로, 위기 속에서도 한 수 앞을 내다보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로 시야를 넓혀도 지금은 굴지의 기업들도 일단 투자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의 이런 대규모 투자 결정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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