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사라' 왜 마음처럼 안 될까…되짚어본 3월 [주토피아]

김종학 기자

입력 2020-08-18 17:35   수정 2020-08-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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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말 매수한 개인, 기록적 수익률
    시장 다시 급락할 때 투자해도 될까
    홍진채 "자신만의 기준부터 찾아라"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가 국내에서 2차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를 핑계삼아 하락폭을 키우기 시작했죠. 주식을 이제 시작한 초보 투자자들에겐 혼란스러운 시점입니다. 만일 상황이 악화돼 지난 3월처럼 하루에 11%씩 폭락하는 시장이 다시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 탐욕에 팔고, 공포에 사라?…때에 따라 다르다

    주식시장 오래 된 격언 중 하나가 '탐욕에 팔고, 공포에 사라'는 말입니다. 지난 2월 21일부터 3월말까지 패닉 장세가 벌어진 당시 약 한 달여간 외국인은 무려 15조 8천억 원을 내다팔았습니다. 이 가운데 14조 원 어치는 격언을 충실히 따른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이 사들였죠. 다행히 4월부터 시장이 크게 반등한 덕분에 상당한 이들이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공포에 사라는 말이 늘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공포에 사라고 해서 투자했는데 내일 더 하락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주식시장의 공포는 작년 말에도 있었고, 10년 전 금융위기와 그 이전에도 있었죠. 미중 갈등, 이란 위기 등등을 노려 작년 말이나 올해 1월 미리 베팅을 한 투자자라면 3월 들어 자산이 반토막나는 급락장에선 버텨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국제유가 하락 때 파생상품에 베팅한 투자자들입니다. 3월들어 국제유가가 비정상적인 가격인 마이너스 수준을 기록하고 선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투자금액 대부분을 되찾기 힘들 만큼의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 '나만의 기준' 있어야 공포를 견딜 수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2008년 당시처럼 미국 중앙은행의 무제한 달러 공급 즉 '양적완화'가 없었다면 이미 대형은행들이 파산하거나 주식시장 등 금융시스템은 예측 불가능한 충격에 빠졌을 겁니다. 3월 말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것도 이런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10여년 전 중앙은행들이 비상 매뉴얼을 꺼내든 것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유례없는 시장 상황에서도 투자할 기회를 찾았습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이 공포에 휩싸일 때도 투자에 성공하고 싶다면 몇 가지 질문에 투자자 스스로 답을 해야 합니다. 홍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먼저 자신만의 적정한 가격과 기준을 정하고, 앞으로의 투자기간 안에 수익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면 베팅할 만하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 기준이 틀릴 각오까지 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을 시작해 주식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있습니다. 미국·유럽 등 주요 나라들의 경제성장률, 고용, 소비지표가 살아나고 있다는 숫자들도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죠. 각국 중앙은행들 덕분에 지금까지는 3월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냈을지 모르지만, 시장이 연이어 하락한다면 이들 투자자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겁니다. 만일 오늘이라도 거품이 터져 공포가 다시 찾아온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나만의 적정 기준을 정해놓지 않았던 투자자라면 '공포에 사라'는 격언이 아닌 운을 시험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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