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 제주 강타…18m 파도에 한라산 800㎜ 폭우

입력 2020-09-02 21:52  


태풍 마이삭이 강한 비바람과 해상의 높은 파도를 몰고 와 제주를 강타했다.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항·포구가 침수돼 차량 대피 사태가 빚어졌고, 제주시 도심 하천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강풍에 고압 전선이 끊기면서 2만4천 가구 이상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이 높은 파도와 만조 현상으로 물에 잠겼다.
만조는 밀물이 가장 높은 해수면까지 들어와 바닷물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우도 천진항이 물에 잠기자, 재난 당국은 주차된 차량을 긴급하게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일대 출입을 통제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후로 모든 항공편의 출발이 취소됐다.
제주 기점 여객선 전편도 결항했다.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이 퍼부은 집중호우로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 우려가 높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월대마을회관으로 대피해달라고 긴급 당부했다.
현재 월대천 외에 제주시 동문시장 산지천도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 43분께 서귀포시 호근동에서 164가구에 정전 피해가 발생했고 제주시 연동 898가구에도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오후 9시 현재까지 도내 2만4천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는 강풍에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흔들려 고압전선이 끊기는 사고 등으로 정전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한전 제주본부는 긴급 복구에 나서 대부분 가구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지만, 현재까지 전기 공급이 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8시 기준 364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고 태풍 영향으로 피해 신고가 추가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전신주가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강한 비바람으로 이날 오후 9시께부터 제주 버스 일부의 운행도 중단됐으며 제주시 평화로와 산록2도로, 애조로, 교래교 등의 도로가 침수돼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 제주시 노형동 한 커피숍 간판이 도로에 떨어지고, 아라동의 커피숍 유리창이 깨졌으며, 건입동 현대아파트 사거리의 도로 보행 신호등이 기울어지면서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태풍 마이삭 중심 부근이 제주 육상에서 동쪽으로 멀리 떨어져 지나갔지만, 육상에 물 폭탄이 쏟아지고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이날 오후 태풍이 접근함에 따라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산지의 지형적 특성이 더해져 한라산 윗세오름과 영실에 시간당 120∼12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 지역별 상세 자동 관측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 현재 한라산 윗세오름에 811.5㎜, 한라산 영실 790㎜, 사제비 758㎜ 등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 남원읍 신례 368㎜, 제주시 새별오름 358㎜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귀포시 성산(239㎜)과 서귀포시 지점(196㎜)의 강수량은 9월 월별 강수량 역대 3∼4위 순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풍도 거세게 몰아쳤다.
주요 지점별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오후 8시 30분 기준 제주시 고산 49.2m, 윗세오름 39.9m, 지귀도 39.9m 등이다.
태풍 마이삭은 오후 8시 30분 현재 서귀포 동남쪽 약 117㎞ 해상에서 시속 32㎞로 북동진하고 있다.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있는 서귀포 관측지점에서는 이날 오후 늦게 17.7m의 파도 높이가 기록되기도 했다. 17.7m의 파도는 6∼7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다.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이날 오후 9시까지 제주 육상에 가장 근접한 후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하겠으며 3일 오전 3시께 부산 북쪽 약 70㎞ 육상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3일 새벽까지 최대 순간풍속 30∼50m(시속 108∼180㎞)의 강풍이 불겠다며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건설 현장, 비닐하우스 농작물 등의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또 3일 오전 6시까지 산지를 중심으로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제주도 모든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에 3일 낮까지 바람이 12~45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3∼12m로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강풍으로 공사장 등의 시설물 파손과 농작물 낙과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해상에서는 선박이나 양식장이 파손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0∼12시에 만조 시각과 겹쳐 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해안가에 해일, 월파, 저지대 침수 등도 예상된다며 사고 예방에 유의를 바랐다.
이날 오후 만조 예상 시각은 제주시 오후 11시 22분, 서귀포 오후 10시 26분, 성산포 오후 10시 22분, 대정읍 오후 11시 8분 등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제주에서 만조 시각 264∼297㎝가량 바닷물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비 태세를 비상 3단계로 격상해 태풍 피해에 대처하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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