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탈레반 평화협상 돌입…19년 최장전쟁 끝내나

입력 2020-09-12 17:55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하에서 아프간 정부 대표단, 탈레반, 카타르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협상 개회식이 열렸다.
개회식에 이어 본격적으로 진행될 이번 협상은 2001년 이후 계속된 내전 종식과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사안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개회 행사에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래의 정치 체제는 당신들의 선택에 달렸다"며 평화합의 타결이라는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내전 발발 이후 직접 협상 기회를 거의 갖지 않았다.
탈레반이 "미국의 꼭두각시인 아프간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 없다"고 정부와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양측이 내전 후 처음으로 파키스탄에서 한차례 공식 회담을 열었지만, 테러와 탈레반 지도자 사망 등이 겹치면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를 전후해 양측은 비공식적으로는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양측이 수십년간 계속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목적으로, 임명된 대표단을 이끌고 처음으로 협상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이 내전 발발 후 종전을 위한 사실상 첫 본격 평화협상이라는 것이다.
협상 테이블 마련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탈레반 간 지난 2월 평화 합의에 따라 이 협상은 3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포로 교환 등 여러 난제가 불거지면서 미뤄졌다.
협상에서는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이 정부 측 대표단 21명을 이끌 예정이며, 탈레반은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등을 대표로 내세웠다.
압둘라 의장은 지난해 9월 대선에서 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맞붙었으며 현재 가니 대통령과 정부 권력을 양분하고 있다.
그는 개회식에서 "양쪽이 평화를 위해 진실하게 협력한다면 아프간에서 계속되는 고통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이 양측의 첫 대면이나 마찬가지인 데다 민감한 이슈와 난제가 많아 협상은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탈레반의 바라다르는 "아프간은 이슬람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슬람을 희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를 염원하고 있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이라 정치 체제와 관련한 양측 입장차는 큰 상황이다.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은 이를 토대로 정부와 권력을 나눠 가지려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정부 권력 분할 형태, 여성 인권 문제, 탈레반 조직원의 정부군 편입 등 여러 이슈에서 양측 간에 간극이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초기 협상에서는 무엇보다 정전 선언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의 경우 2018년 7월 앨리스 웰스 미국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수석 부차관보가 도하에서 탈레반 측과 접촉을 시작한 이후 1년 반이 넘어서야 최종 결실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러 이유로 인해 이번 협상은 느린 속도로 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도하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인 정치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미국-탈레반 간 평화협상도 이곳에서 열렸다.
국토의 95% 이상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은 상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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