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고 싶어서"…1만8천차례 허위신고한 30대男

입력 2020-09-14 14:46   수정 2020-09-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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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35건 가량 허위신고

1년 5개월간 경찰과 소방 등에 1만8천여건의 허위신고를 한 30대 남성이 3개월에 걸친 경찰 추적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39) 씨를 검거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4월 1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112와 119 등에 전화를 걸어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출동해달라면서 위치를 말하지 않고 끊는 등 모두 1만8천500차례, 하루 평균 35건가량의 허위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수원시 장안구 자택에서 개통하지 않은 태블릿PC의 긴급전화 기능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능은 통신장애 발생이나 미개통 등 정상적인 통화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경찰 신고 등 위급한 통화는 가능하게 한 것으로 경찰(112)·소방(119) 신고를 비롯해 간첩(113), 해양재난(122), 사이버테러(118) 신고를 할 수 있다.
A 씨는 이를 악용해 112에 1만여건, 119에 8천여건, 나머지 신고번호에 500여건의 허위신고를 했다.
일반적으로 112 등에 신고하면 신고자의 전화번호가 남지만, A 씨처럼 미개통 태블릿PC로 할 경우 전화번호 대신 제조사 등의 정보가 담긴 15자리 숫자인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만 남게 된다.
IMEI만으로는 해당 기기의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려워 경찰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신고내용과 목소리 분석 등을 통해 지난 6월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만인 최근 A 씨를 붙잡았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A 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그냥 다른 사람과 대화가 하고 싶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A 씨의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다수 이뤄졌지만, 신고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제 출동 횟수는 10건 미만인 점을 고려해 그를 불구속 상태로 수사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신고 전화에서 자택인 장안구의 지명을 자주 말한 점에 착안해 수사를 벌여 신원을 특정했다"며 "허위·장난신고는 실제 출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통화가 이뤄지는 동안 정말 위급한 신고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엄중히 수사해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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