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배터리' 겨냥한 테슬라…"내연차보다 싼 전기차 출시"

국내 투자자들과 배터리업계가 주목했던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테슬라는 행사를 통해 최신 기술과 비용 절감 노력 소개에 주안점을 뒀다.

배터리 업계 판도를 뒤바꿀 `깜짝 발표`가 없었던 탓인지 테슬라 주가는 폐장 후 5% 넘게 떨어지고 있다.

● 배터리 자체 생산과 전기차 가격 낮추기
테슬라가 배터리데이를 통해 발표한 핵심 내용은 `배터리 자체 생산`과 `전기차 가격 낮추기`로 정리할 수 있다.

향후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배터리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테슬라도 배터리 생산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향후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하다"면서 "향후 비용 대비 배터리 용량도 빠르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는 어떻게 이 곡선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지에 대해 계속 연구해왔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자체 생산한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셀을 소개하고 `4680`으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또 4680은 기존 에너지의 5배, 파워는 6배, 주행거리는 16%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상당 시간 걸릴 것
뒤이어 전고체 배터리, 코발트 함량을 낮춘 니켈 중심의 배터리 등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혁신 기술들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머스크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해 인수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전문 업체 `맥스웰`의 기술은 점점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은 늘고 폭발 위험은 줄어드는 `궁극의 2차 전지`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는 "맥스웰 인수 당시 전고체 배터리는 하나의 컨셉에 불과했지만, 완성품 제조에 가까워지고 있다(close to work)"고 전했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아 상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발트 함량을 낮춘 니켈 중심의 배터리도 대량 생산보다는 배터리 구조 설명에 초점을 맞췄다.

니켈 중심의 배터리는 지금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리튬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나 비싼 코발트를 쓰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머스크는 "니켈 배터리는 니켈을 많이 넣었을 때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지가 핵심"이라면서 당장 생산보다는 향후 방향성에 대한 설명에 집중했다.

다만 "니켈 등 원료들은 캘리포니아 등 미국 현지에서 구해 생산 비용을 낮출 것"이고 밝혔다.

● 18개월 뒤 배터리 가격, 56% 낮출 것
머스크는 "향후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하면, 지금의 배터리보다 최종적으로 배터리 가격을 56%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은 낮아지지만, 주행거리는 54% 늘릴 수 있다"면서 "배터리 구조를 벌집구조로 개선해 성능을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소개한 기술들을 통해 앞으로 내연차보다 싼 2만 5천달러짜리 전기차를 만들 것"이라는 목표를 내놨다.

이밖에도 배터리데이 앞서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테슬라는 "올해 테슬라 신차 출고 규모가 작년 대비 30~4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하 규모가 36만 7,500대였던 만큼, 올해는 47만대에서 51만대 수준에 이를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