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발니 중독, 독일 조작극 의심"

입력 2020-09-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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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부가 자국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중독 사건과 관련, 독일의 조작극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5일(현지시간) 나발니 사건과 관련한 장문의 논평에서 "독일의 행동은 너무나 잘 조율돼 신비주의적인 화학무기 사용 조작극을 또다시 벌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여러 의문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나발니와 가까이 있었던 그의 측근들에게서 나발니가 중독됐다는 독극물 `노비촉` 중독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 독극물을 이용한 중독 시도 가설의 허위성을 확인해준다고 지적했다.
또 독일 정부가 러시아 당국과의 협력을 거부하면서 러시아 자체 수사를 방해하고 있으며, 국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기술국은 러시아에 통보도 하지 않고 독일과의 협력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월권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첫날부터 독일이 나발니 `중독`에 러시아 당국의 책임이 있다는 광범위한 선전전을 펴며 `확성기 외교`에 착수했고, 독일의 동맹국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유럽연합(EU) 등은 OPCW가 주도하는 `독립적 국제조사`를 요구하며 이 확성기 외교에 동참했다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초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 병원에 입원했던 나발니는 이틀 뒤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7일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났고 23일 퇴원했다.
그는 독일 현지에서 계속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그가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처음으로 그를 치료한 옴스크 병원은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노비촉은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도 나발니의 노비촉 중독을 확인했다.
그러나 옴스크 병원과 러시아 당국은 여전히 독극물 중독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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