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이자수익만 2,300억원대
시중은행이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돕기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10조원의 금융중개지원대출로 2,300억원대 이자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대출 금리가 한은의 지원금리와 2.7%포인트 가량 차이 나는 상품을 판매하는 등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확대를 위한 한은의 대출 정책을 활용해 시중은행이 배를 불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올해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지원한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원에 대한 한은의 지원 금리와 시중은행 대출금리를 비교·분석한 결과, 16개 시중은행이 이자 차액으로 2천344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3일 밝혔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이란 은행이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은행의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서 한은이 초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금융중개지원대출는 통상 연간 25조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돕기 위해 한도를 10조원 늘려 35조를 지원했는데, 지난 8월 말까지 80%인 약 28조원이 집행됐다. 이에 한은은 지난달 말 8조원을 추가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당초 연 0.75%였던 금융중개지원대출 지원 금리를 0.25%로 인하한 바 있다.
성 의원실이 한도가 확대된 10조원의 금융중개지원대출 현황을 한은에서 받아 분석한 결과, 한은 금중대로 가장 많은 이자 수익을 올린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이어 4대 시중은행이 2~5위권에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올해 총 4조4천억원을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출해줬는데 이 중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지원을 받아 지원한 대출 상품이 총 2조5천억원이었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은 연 0.25% 금리로 한은에서 지원받았으나, 기업에 대출해줄 때는 연 2.91%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67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의 경우 리스크 상승 등 위험 요인이 있어서 대출 금리가 2%대 후반으로 설정됐다는 게 은행 측 입장이지만, 대출이 불가능한 기업에 지원한 게 아니고 기존 영업망을 통해 대출함으로써 추가적인 행정 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없었던 만큼 금리차가 2.7%포인트에 달하는 것은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성 의원의 지적이다.
성 의원은 "한은 통화가 풀리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그 피해를 온 국민이 나눠서 지는 구조이고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경제주체가 고통 분담을 하고 있는데, 은행만 제 밥그릇을 챙기는 것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걸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추가로 한도를 늘린 8조원에 대해서는 은행이 수익성만 따지기보다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이라는 목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대출금리를 책정해 대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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