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지칭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7일 뒤늦게 알려졌다.
소송 당사자인 이들이 SNS에서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금태섭 전 의원과 이재정 의원이 가세하며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민사 소송이 하나 들어왔는데 원고가 민주당 김 의원"이라며 "소장을 읽어보니 황당. 이분 나한테 `조국 똘마니` 소리를 들은 게 분하고 원통해서 의정활동을 못 하고 계신단다. 그 부분에서 뿜었다"고 적었다.
그는 김 의원이 자신을 고소한 이유 중 하나가 `민주당과 라임 사태의 연관 관계 의혹 제기`라면서 "자신들이 저지르는 비리에 입도 벙긋하지 말라는 경고"라고 비난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6월 22일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사상 최악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기사 링크를 걸고 "누가 조국 똘마니 아니랄까 봐. 사상 최악의 국회의원입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태섭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스스로는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면서 "그러라고 사람들이 촛불을 든 게 아니다"고 김 의원의 처신을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탄핵이 되고 정권 교체가 되니 민주당 의원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며 "그것도 표현의 자유 수호에 가장 앞장섰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도 글을 올려 "진중권은 매우 강력한 스피커를 가진 분"이라면서 "합리적 근거도 없이 모욕적 언행을 사용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또 논쟁에 참전한 금 전 의원을 향해서도 "언제 진보진영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진보를 언급하니 어색하다"며 "표현의 자유와 제 인격권이 침해된 것은 양립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이제라도 진중권이 사과한다면 소를 취하할 의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변 출신인 이재정 의원은 SNS에 이날 금 전 의원의 발언 보도를 링크하면서 "어떤 가치를 지키기 위한 소신 있는 정치인의 느낌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의 비형벌화를 통한 표현의 자유 확대 논의는 관련 책임을 전적으로 면제하자는 것이 아니고, 민사 책임으로 돌리자는 이야기"라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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