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내각 출범, 일본 먼저 갈 수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했던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달부터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베트남 등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절차 간소화)이 적용되는 곳이 첫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8일 베트남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중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날짜는 유동적이나 이달 19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초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지구에 건설하는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 기공식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
이후 코로나로 인한 입국 제한과 자가격리 등의 문제로 베트남 출장길이 막혔으나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교관과 기업인 등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패스트트랙(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출장 일정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베트남 총리와 외교 장관 예방 길에 처음으로 시설격리 면제를 받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나서면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베트남 출장에서 하노이에 건설중인 R&D 센터와 인근 휴대전화 공장, 호찌민에 위치한 모바일·TV·가전제품 생산시설 등을 둘러볼 것으로 관측된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푹 총리는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으로 만나 베트남에 반도체 생산 공장 설립을 요청하고, 인센티브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이 부회장과 푹 총리의 만남이 성사되면 반도체가 아니더라도 삼성이 베트남에 추가 투자계획을 내놓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이에 대해 "베트남 출장을 검토해온 것은 맞지만 출장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장에 앞서 8일부터 `기업인 특별입국절차`가 적용되는 일본을 첫 번째 출장지로 택할 가능성도 크다.
이 부회장은 평소 일본에 지인과 사업상 인맥이 많아 일본 출장이 잦았다.
지난해에도 국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월에 5박 6일 출장길에 올랐고 11월에도 일본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이날 패스트트랙 발효로 출입국 제한이 간소화됨에 따라 조만간 일본의 경영인 등을 만나 코로나19로 중단했던 5G 사업 등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스가 내각이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일본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가 지속될 지 여부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외국 정부 최고위층을 비롯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인공지능(AI) 분야 석학 등과 꾸준히 교류하며 1년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출장이 중단된 것"이라며 "자가격리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기업인 신속통로가 개설된 곳을 중심으로 조만간 해외 현장 경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에는 재판 일정 등이 고려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이달 22일과 26일에 각각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잡히면서 다음 달부터 두 사건에 대한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필요가 없는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달 중 해외 출장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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