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연평균 49.8명 출산하다 사망…“산후 출혈 사망 원인”

입력 2020-10-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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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 기간 10개월을 의미한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모자보건법에 근거해 제정됐다.

임신과 출산은 축복이지만 여성에는 적잖은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의학이 발달한 요즘에 누가 아이를 낳다가 사망하냐고들 하지만, 아직도 연간 수십 명의 임산부가 임신 또는 분만과 관련한 질환으로 사망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계청 집계 기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임신 또는 분만과 관련해 사망한 모성 사망자 수는 연평균 49.8명이었다.

기간별로 보면 2009년 60명, 2010년 74명, 2011년 81명, 2012년 48명, 2013년 50명, 2014년 48명, 2015년 38명, 2016년 34명, 2017년 28명, 2018년 37명 등이 임신 또는 분만으로 인해 사망했다.

출생아 10만 명당 사망하는 임산부를 뜻하는 모성 사망비도 2018년 기준 11.3에 달한다.

임산부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는 출산 후 출혈, 즉 산후 출혈이 지목되고 있다.

산후 출혈은 아기를 낳은 후 발생하는 것으로, 분만과는 별개로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500㎖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대량 산모용 패드 2개를 다 젖을 정도다.

이영주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산후 출혈은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수반되지 않으면 임산부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며 "대개 모성 사망자의 20∼30%는 산후 출혈이 사망 원인"이라고 경고했다.

산후 출혈은 크게 분만 후 24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1차 발생과 24시간∼12주 이내에 나타나는 2차 발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궁 또는 산도 손상, 자궁수축부전, 잔류태반, 혈액응고장애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나마 출산 직후 출혈은 병원에서 신속히 처치하는 편이지만 이후에는 출혈이 있더라도 오로(산후 질분비물)와 구분하기 어려워 치료 적기를 놓치기 쉬우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산후 출혈이 지속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동시에 맥박이 빨라지고 어지러움, 식은땀,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출혈량이 많을수록 증상이 심해지므로 의심스러울 경우 출산 후 오로로 가볍게 생각하기보다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후 출혈의 원인 중 하나인 자궁수축부전은 출산 후 자궁수축으로 발생하는 자궁근육에 의한 혈관 압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쌍둥이 또는 거대아를 출산한 산모,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에 관찰된다. 이외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색전증이 있거나 임신 전 혈액응고장애를 겪고 있는 임산부도 지혈의 어려움으로 산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출혈이 발생하면 의료진은 자궁수축부전, 자궁 또는 산도 손상, 혈액응고장애 등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한다.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병행해 원인을 파악한 뒤 처치한 후에도 출혈이 지속할 경우 별도의 시술이나 수술로 지혈할 수 있다. 출혈이 있는 자궁 내에 풍선이나 지혈 거즈를 넣는 방법이 주로 사용돼왔다. 최근에는 대퇴동맥을 통해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자궁동맥에 접근해 지혈제를 직접 주입하는 자궁동맥색전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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