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원전오염수 방류 임박에 "심각한 화근 될 것"

입력 2020-10-21 08:44   수정 2020-10-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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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방류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조만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도쿄신문이 일본 국민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미나마타병`까지 거론하며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폈다.
도쿄신문은 21일 `방사능 오염수, 만전의 안전대책이 서 있는가`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일본 정부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을 단행할 방침이라며 우려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사설은 우선 오염수 정화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사용해도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을 제거하는 것이 어려운 데다가 트리튬 말고도 다른 방사성 물질이 남는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배출할 때 트리튬 농도가 법정 기준치를 밑돌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한다고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트리튬의 경우 다른 일반 원전 배수에도 포함돼 있고 기준치 이하 농도로 묽게 해 바다에 방출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인정되긴 하지만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방출에 관해 법령이 배출 때의 농도만 규제하고 있을 뿐 총량 규제가 없는 것이 허점이라고 강조했다.
`확산시키면 괜찮다`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 총량 규제 부재는 법정 기준치 이하로 희석하기만 하면 트리튬 함유 오염수를 얼마든지 바다에 흘려보내도 된다는 얘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설은 트리튬의 방사선은 미약하지만 "`없는 것`(제로)이 아니다"라며 노심용융(爐心熔融) 사고를 일으킨 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를 처리한 물을 장기간에 걸쳐 바다에 계속 흘려보내는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나마타병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사례로 들었다.
사설은 "바닷물의 희석 능력을 과신해 유기수은을 함유한 화학공장의 배수를 바다에 계속 흘려보내 결과가 미나마타병이었다"고 했다.
미나마타병은 구마모토(熊本)현 미나미타시(市)에 있던 한 화학공장이 지속해서 방류한 폐수 때문에 1956년 사람의 발병이 처음 확인된 수은 중독성 신경질환이다.
미나마타만(灣)에서 잡힌 물고기와 조개를 먹은 지역 주민들이 어패류에 축적된 수은을 간접적으로 섭취하면서 신경 마비, 언어장애, 난청 등의 증상을 일으켰고 사망자도 속출했다.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04년 최종 승소했고, 미나마타병 50주년인 2006년 4월 세워진 위령비에 희생자 314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도쿄신문은 이 사설에서 "바다를 공유하는 다른 나라의 반응도 걱정"이라며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방류에 앞서 주변국의 입장도 헤아릴 것을 주문했다.
도쿄신문은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해양방출을 하더라도 관리와 감시의 `룰`을 정비해 `풍평`(소문) 피해를 막을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한 후가 돼야 할 것이라며 "졸속 (방류결정)은 장래에 심각한 화근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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