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이 발생한 지 32년 만에 이춘재가 법정에 섰다.
2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 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사건 재심 재판에서 이춘재는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14건에 이르는 살인과 30여 건에 달하는 성범죄를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왜 그런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물음에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또 그는 `자신의 범행 도중과 이후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데는 특별한 기준 없이 순간적인 범행이었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서는 "그냥 영화로만 봤고, 특별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며 "별 감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 하루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중학생) 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 씨, 가족들과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 및 경찰 관계자들은 이날 법정을 찾아 재판을 지켜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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