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세권을 아시나요" 코로나 여파 지역별 교육격차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전효성 기자

입력 2020-11-19 17:30   수정 2020-11-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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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수학능력시험 2주 앞으로
    코로나19 여파, 학교 대면 수업 차질
    학교 수업 결손, 학세권·비학세권 양극화 빚어
    코로나 앞에 무너진 '교육 사다리'
    <앵커>
    맹모삼천지교,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학업을 위해 거처를 세 번이나 옮긴 고사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올해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지역별 교육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합니다.
    이른바 학세권과 비학세권 지역을 전효성 기자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기자 오프닝>
    "대입을 좌우하는 수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의 대면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는데요. 이 때문에 지역별 학업 격차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학생, 학부모, 교사를 만나 이런 학업 격차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함께 가시죠"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학세권`인 양천구 목동을 찾았습니다.
    `학세권`은 지하철역과 가까운 `역세권`을 본 따, 유명 학교·학원가와 인접한 아파트 단지를 의미합니다.
    목동의 한 학교를 가봤는데 마스크를 쓴 채 제한적으로 수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3분의 2 등교, 서울 기준).
    낮 시간이지만 순차 등교를 적용하고 있어 거리 곳곳에서 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도 보입니다.
    이들 고교생에게 `학교에 가지 못하는 부담은 없냐`고 질문했더니…
    <인터뷰> 신혜영 / 고등학교 3학년(목동)
    "제가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데 EBS 같은 수업이 아니라 ZOOM 이용해서 자체 온라인 수업을 듣고… 학원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요, 방역수칙도 잘 지켜서 딱히 학업에는 지장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어승수 / 고등학교 2학년(목동)
    "학교 안 가는 시간에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서 학교를 다닐 때보다 공부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하는 공부 말고 학원 공부나, 혼자 하는 공부… "
    2주 뒤면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집니다. 대입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어떤 심경일까요?
    <인터뷰> 윤ㅇㅇ /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목동)
    "(학교에 안 가서) 본인이 공부할 시간이 조금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본인도 그런 부분은, 공부를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은 더 많아졌다고 느끼는 것 같고…"
    <기자 브릿지>
    "우수 학세권의 경우 오프라인 학교 수업 결손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주변에 학원가가 밀집해 있어 부족한 학교 수업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느끼는 모양새였습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목동 아파트는 정부의 강한 부동산 규제에도 연일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학세권인 강남 8학군(강남·서초구)도 대출 규제에는 아랑곳 않고 꾸준한 상승세를 보입니다.
    다음으로 경기도 외곽 지역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지도 중인 교사 박 모 씨를 만나 코로나로 변한 학업 환경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박ㅇㅇ / 고등학교 3학년 담임 교사(경기도)
    "아무래도 서울에 비해서는 외곽 지역이다 보니까, 상위권 극소수 학생을 제외하면 나머지 학생들은 자율 학습이나 이런 것이 안 되다 보니까 조금 못 따라가는 현실이죠. 그래서 정상적인 학습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좀 많아졌습니다."
    그는 학업을 바라보는 학생과 학부모의 시각도 서울 우수 학군 지역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ㅇㅇ / 고등학교 3학년 담임 교사(경기도)
    "배우는 것보다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습하는 시간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자습같은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가 서울 우주 학군 지역 학생들에 비해서는 조금 낮은 편이고요. 학부모나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관심이 조금 부족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학업 격차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있어요."
    실제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학교 수업 마비가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인 학세권 지역의 경우 부족한 학교 학습량을 채워줄 여력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불완전한 학교 수업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는 25일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진행되는데, 이 결과가 나오면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학업 격차가 명확히 드러날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한나 / 총신대 교육학과 교수
    "9월에 진행된 대학 수학능력 모의시험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크게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위권이 크게 축소됐고, 하위권 비중이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 비대면 수업 증가가 학력 격차를 심화시켰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붕괴되는 현상을 나타내주는 지표로 볼 수 있고요…"
    서울 집값 상승 여파로 수도권 집값도 적지 않게 올랐지만, 강남을 비롯한 우수 학군 지역은 이미 진입이 어려운 수준까지 값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지역별 학업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우수 학군을 찾는 수요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장재현 / 리얼투데이 본부장
    "학교를 못가다보니까 사교육시설에 대한 니즈가 올라가는 상황이거든요. 교육시설이 좋은 지역에 대한 수요가 몰리다 보니까 전셋값 뿐만 아니라 매매가격도 계속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지 않나…"
    <기자 클로징>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는 1년여간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학생들의 학업 공간인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학업 환경의 변화가 소득별, 지역별 양극화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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