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릴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격상…'소비쿠폰' 내년 예산은 2배

강미선 기자

입력 2020-11-17 17:18   수정 2020-11-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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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내년에는 소비쿠폰 예산 2배로


정부가 소비할인쿠폰을 재발행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방역과 경기 부양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숙박·공연·체육·외식 등 8대 소비쿠폰을 처음 발급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이틀 만에 중단한 바 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하면서 외식·여행 등 소비쿠폰 지급을 재개했지만 17일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나흘째 200명대를 넘어서면서 19일 0시를 기점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사회적거리두기가 2단계로 더 격상할 경우 8월 처럼 소비쿠폰 발행은 한번 더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쿠폰을 발행하면 확진자가 늘어나는 점이 반복되는데 1.5단계로 올라간 수도권은 중단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난지원금처럼 쉽지 않은 소비쿠폰 사용법

서울 도봉구에 살고 있는 60대 여성 A씨는 “재난지원금처럼 카드를 긁기만 하면 자동으로 할인되는 줄 알았다”며 “카드사 앱이나 홈페이지에 가입과 신청은 나같은 세대한테는 어렵고, 젊은 세대들만 받을 수 있는 것 같다”며 불평을 드러냈다.

실제 소비쿠폰을 받으려면 카드사 앱·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한 뒤 선착순 응모가 당첨이 돼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주로 온라인 예매를 해야 할인 받지만 꼭 현장결제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말에 2만원 이상 외식 4번을 할 경우 1만원 환급을 해주는 외식쿠폰의 경우 배달 앱으로도 사전 결재가 아니라 반드시 배달원을 직접 만나 결제해야 외식으로 인정된다.

또 외식쿠폰은 카드 1장당 1만 원씩 할인 받을 수 있다. 동일카드로 결제해야 구매 실적이 누적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본인 명의 카드라도 국민카드와 삼성카드를 섞어 쓰면 실적이 분산된다. 국민카드로 4번 먼저 쓰고 삼성카드로 4번 외식을 하면 각각 1만원씩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단 여러 장의 카드를 모두 응모했다면 정부의 예산이 소진되지 않았다면 외식할 때마다 카드당 1만원씩 계속 할인 받을 수 있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내년에는 더 많이…국민 절반에게 소비쿠폰 준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올해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소비 쿠폰` 예산이 포함됐다.
2021년 예산안 중 국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2,346만 명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큰 농수산, 문화, 관광분야 소비 쿠폰 발행으로 총 4,90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대 2조원의 소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소비쿠폰에 편성한 예산은 1904억원으로 약 1조원의 소비를 유발하겠다는 목표는 벌써부터 삐걱대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올해 실집행률 0.008%(100만원)에 불과한 ‘민간 실내체육시설 할인쿠폰’ 사업비를 내년 예산안에 또 180억원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피해업계를 지원하는 예산인데, 재확산 불확실성에 별 효과가 없다면 차라리 재확산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직접 지원 방안을 찾는게 낫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11월 이후 쿠폰 40만장이 모두 다운로드가 됐고, 50% 정도가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연말에는 집행률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비쿠폰 말고 차라리 ‘세금감면’을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역별 맘카페 등에서도 “차라리 세금을 감면해주면 더 소비를 하겠다”, “이제 겨우 학교를 보내기 시작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등 소비쿠폰에 회의적은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으로 인해 방역의 허점이 드러나면 또다시 경제충격이 올 수 있는 만큼 소비쿠폰 말고 세제감면 지원책을 더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세를 떨어트리는 것이 전방위로 효과가 있다”며 “한시적인 소비쿠폰 말고 소비촉진효과는 소비쿠폰보다는 세금을 인하시켜주는 것이 파장이 크고 오래간다”고 말했다.

전국민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 1천만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지급하는 소비쿠폰의 경제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제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쿠폰의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자영업자 등을 비롯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한테 전달되기 보다는 일반적인 소비진작책으로 보여서 실제 재원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올해 2분기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67.7%로 전년대비 오히려 2.5%포인트 떨어졌는데 정부 지원으로 소득이 증가해도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처럼 직접 버는 돈이 줄어든 서민들은 지갑을 닫고 저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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