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체감물가 껑충…살림살이 팍팍해진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②]

강미선 기자

입력 2020-12-28 17:31   수정 2020-12-28 17:46

    <앵커>
    내년에 오르는 세금과 요금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치경제부 강미선 기자 나와있습니다.
    강 기자, 내년에 다주택자들이 부동산 세금폭탄을 맞을 것이다 라는 것은 정부가 이미 예고를 해왔던 건데,
    사실 주택소유자 대다수는 1주택자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1주택자도 세부담이 늘어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먼저 자료화면을 보시면요.
    올해 처음으로 종합부동산세, 즉 종부세를 내게 된 강북의 아파트들입니다.
    85㎡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소유주는 올해 50만원의 종부세를 부담했는데요.
    내년에는 2배가 넘는 118만원의 종부세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성동 왕십리 텐즈힐 1차 아파트는 내년 세 부담이 올해보다 10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공시가 9억, 10억이면 시세는 한 15억 정도 되는 집들일텐데, 내년 세부담이 크게 오르네요.
    이렇게 오르는 이유가 뭐 때문입니까?
    <기자>
    일단 집값이 올랐으니까 자연히 공시가격도 높아진 거고,
    여기에 종부세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걸 적용합니다.
    이 비율이 올해 90%에서 내년은 95%로 높아지면서 종부세가 오르는 겁니다.
    또 2025년에는 서울 시내 85㎡ 이상의 모든 아파트가 종부세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100만원 안팎이면 소득이 있는 분들은 감당할만한데, 은퇴하신분들의 경우에는 부담이 크다고 느낄 것 같네요.
    여기에 집을 팔 때 차익만큼 내는 세금, 양도세도 내년에 오르죠. 이것도 1주택자도 해당사항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집을 오래 갖고 계신 분들은 괜찮고,
    매수 후에 1~2년밖에 안되신 상태에서 파시면 60~70%씩 양도세를 떼어 갑니다.
    이건 내년 6월부터 적용되고요.
    다주택자의 경우는 당장 1월부터 세금이 오르는데,
    최고세율이 42%에서 45%로 높아지고,
    여기에 6월이 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10%P씩 더 높아지기 때문에 수천만원씩 더내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또 내년부터는 분양권을 팔 때도 양도세가 늘어납니다.
    내년 1월부터 새로 취득하는 분양권은 보유주택수로 포함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퇴직자들의 타격은 더 클 것이라며, 부동산 세금이 벌금 수준으로 과도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우철/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서 무주택자 상실감을 위해서 보유세 강화를 택했지만 정도는 심했다고 봅니다. 방법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했는데 징벌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앵커>
    세금을 징벌이라고 생각하면 반발심 같은게 생기기 마련인데,
    실제 부작용이 나오는 것 같아요. 세금부담을 세입자한테 떠넘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집주인들이 세금을 더 내게 된다면, 결국 전월세 가격을 올리는 등 세입자들에게 본인의 세금을 떠넘기려고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를 `조세전가`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올해만 하더라도 전월세 가격이 급격하게 뛰어올랐습니다.
    부동산 세금폭탄이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리포트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전국의 내년도 표준지 공시지가가 올해보다 10.37% 오를 예정입니다.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인데요.
    토지에 부과되는 보유세가 높아지면, 결국 건물에 세 들어 있는 상인들의 임대료 부담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이미 세들어 사는 사람은 대부분 갱신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조세전가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고..
    새로 전셋집 구해야 하는 분들이 상당히 부담이 크겠습니다.
    우리가 나라에 내는 것중에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처럼 내고 있는 게 또 있죠. `건강보험료` 이것도 오릅니까?
    <기자>
    네. 건강보험료도 오릅니다.
    직장가입자는 내년에 건강보험료를 연 4만 원 가량 더 내게 됩니다.
    또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보험료도 내년에 10% 안팎으로 오를 전망입니다.
    <앵커>
    건강보험료는 나라에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거고, 실손보험은 민간보험사에 가입하는 거죠?
    헷갈리시면 안될 것 같고..
    혹시 그밖에도 또 오르는게 있습니까?
    <기자>
    1~2인 가구 전기료가 내년 하반기부터 오릅니다.
    우선 월 소비량이 200kWh 이하인 가구에 대해서는 필수사용공제라고 해서 4000원을 깎아줬는데 그 제도가 단계적으로 폐지됩니다.
    그동안 991만 가구가 혜택을 봤는데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내년 7월부터 할인액이 절반으로 줄고, 2022년 7월부터는 취약계층 81만 가구에만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1·2인 가구 등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910만 가구로선 내년 7월부터 전기요금이 오르는 셈입니다.
    <앵커> 내년부터 전기료가 유가에 연동되는 것 아니었습니까? 이것도 전기료에 영향을 주죠?
    <기자>
    그렇습니다.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마다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제도도 내년부터 시행하는데요.
    최근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4인 가족 전기료가 최대 1750원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내년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유가에 연동된 전기요금도 하반기 중에 다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앵커>
    세금뿐아니라 보험과 전기료도 오른다.
    이렇게 해서 늘어나게 되는 국민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체감이 잘 안되는데
    혹시 관련 데이터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일단 지난해까지 나온 데이터가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각종 세금과 4대 보험 등을 포함해서 나라에 낸 돈이 국민 한 사람당 1천 만원을 돌파했습니다.
    6년 전(2013년 688만5천원)보다 무려 47% 급증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부담액이 내년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인데요.
    전문가 인터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
    "내년에는 당연히 오릅니다. 가장 큰요인이 공시지가가 올라섭니다. 세금이라는 것은 세율인상으로도 오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 기준시가 때문에 종부세가 올랐잖아요. 그게 세금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준조세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공시지가를 올리면 준조세라고 불리는 건강보험료 같이 따라 오는거죠."
    <앵커>
    공시가격에 연동이 되는 조세복지 항목이 60개에 달한다고 하죠.
    이렇게 세금부담은 우려가 되는데,
    소득은 사실 별로 개선이 안되는 것 같아요.
    펜데믹 상황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소득이 오를 것 같지가 않은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486명을 대상으로 내년 연봉 인상 계획을 설문 조사했는데요.
    2명 중 1명은 “내년 직원들 연봉을 동결할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코로나19로 기업환경이 악화된 영향입니다.
    참고로 올해보다 연봉을 삭감하겠다는 기업은 4.5%였습니다.
    <앵커>
    소득하고 세금이 같이 늘어야 하는데,
    세금만 늘어나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반면, 소득세와 자동차세 등 계속 반복적으로 내는 세금인 경상조세는 5.6%, 사회보험료 지출은 9.4% 증가했습니다.
    월급은 올랐지만 쓸 수 있는 돈이 매년 줄어들면서 직장인들의 생활이 더 팍팍해진 겁니다.
    그런데 내년에는 생필품 가격과 건강보험료를 비롯해서 세금까지 하나하나 다 오르다보니 팍팍한 살림살이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나타나는 이유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세법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
    “미국 같은 경우에는 물가가 올라가면은 과세표준이나 소득공제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죠. 한국은 명목임금은 올라가지만은 물가가 올라서 실질임금은 올라가지 않는데...세금은 계속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세법이...”
    <앵커>
    미국은 물가가 오르면 세금을 깎아주는 구조다 이거군요.
    정부가 세금을 거둬서 국민들 소득이 올라갈 수 있게 잘 써줘야 세금 낼 맛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경제부 강미선 기자였습니다.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