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적으로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북극발 추위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시민들은 패딩과 장갑 등으로 중무장하고 출근길에 나섰지만 일부 도로는 아직도 빙판길을 이뤄 교통 체증이 빚어졌고, 남부지방은 한파에 폭설까지 이어지면서 바다와 육로가 통제되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중부와 남부내륙에는 한파 특보가, 호남과 제주 등지에는 대설 특보가 발효되는 등 한반도 대부분 지역이 폭설과 한파에 꽁꽁 얼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 향로봉의 최저기온이 영하 28.9도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설악산 영하 28.2도, 경기 양평 영하 25.8도, 파주 판문점 영하 23.8도, 충북 충주 영하 23.7도, 경북 의성 영하 21도, 충남 금산 영하 19.9도, 전남 해남 영하 17.1도, 부산 영하 11.9도 등을 기록했다.
호남과 제주에는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한라산 어리목 31.1㎝, 산천단 21㎝, 표선 22.9㎝, 성산 16.6㎝, 진도 13.1㎝, 김제 12.8㎝, 무안 해제 11.8㎝, 영광 염산 11.5㎝, 고창 11.3㎝, 임실 10.8㎝ 등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강원 춘천 소양강과 북한강은 빙판을 이뤘고, 철원 한탄강 하류의 직탕폭포는 빙벽으로 변했다.
속초 장사동 해안의 갯바위에는 바닷물이 얼어 고드름이 달릴 정도였고, 경기 수원은 체감온도가 영하 26도에 달한다.
경기 지역은 지난 6일 오후부터 7일 새벽 사이 폭설이 내린 이후 눈은 그쳤지만, 추운 날씨 탓에 여전히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있거나 빙판길이 형성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시속 20∼30㎞로 서행하거나 완전무장한 보행자가 눈길을 피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목격됐다.
동파 사고도 잇따른 탓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보일러 온수가 안나올 때`, `수도 얼었을 때`, `뜨거운 물이 안나와요`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좀처럼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부산은 체감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지자 시민들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산복도로 고지대 등 도로 곳곳이 결빙돼 염화칼슘 등이 살포되기도 했다.
인천 시내 상당수 도로는 전날 낮에 녹았던 눈이 야간에 다시 얼어붙어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다.
서해 중부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인천과 섬을 연결하는 12개 항로 여객선 가운데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등 8개 항로 운항이 통제됐다.
기록적인 추위가 찾아온 광주에서는 전날 오후 9시 17분께 광산구 장덕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정전이 5시간 만에 복구됐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이 아파트 509세대의 보일러 가동이 멈추고, 전기 온열기도 쓰지 못해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많은 눈이 내린 제주 한라산은 전날부터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 도로인 1100도로와 516도로에도 많은 눈이 쌓여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다만, 516도로 노선버스는 월동 장비를 설치해 운행하고 있다.
비자림로와 제1산록도로, 첨단로는 소형차량 운행이 통제됐으며, 대형차량은 월동 장비를 구비해야만 운행이 가능하다.
이번 강추위는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지겠고, 13일께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추위가 이어지면서 선별진료소 등 야외업무 종사자, 노약자 등은 면역력 저하와 한랭질환 예방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당분간 건강과 시설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늘 날씨 전국 북극발 최강 한파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