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호 출항...韓 증시 '양날의 검'

이민재 기자

입력 2021-01-21 17:36   수정 2021-01-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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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그렇다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우리 증시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증권부 이민재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바이든 시대가 우리 증시에는 좋은 겁니까 나쁜 겁니까?

    <기자>
    지난 미국 선거 이후 시장에서 이런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바이(Buy)든 셀(Sell)이든"
    짐작할 수 있듯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가 우리 증시에 긍정적이면서 한편으로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서 안정감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뀐 것은 변수를 싫어하는 증시에 긍정적입니다.
    특히 100일 동안의 허니문 기간에 힘이 실릴 정책에 기대감이 큽니다.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환율 조작국 우려 등 마이너스 요인 역시 다수 부각됩니다.
    국내 증시가 역사적 고점에서 당분간 조정기에 머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는데요.
    바이든 시대의 `양날`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피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경기부양책이 일단 가장 주목할 변수로 보이는데, 부양책이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주겠죠?
    <기자>
    증시는 불확실성을 싫어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9천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20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힘줘서 이야기했지만 향방은 상, 하원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점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상원은 공화당과 50대 50으로 동률에 캐스팅보트 1표 우위인데 예산안에서는 통상 60표를 획득하는 구조라 공화당이 거부하면 일부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효과인데요.
    가계와 기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은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라는 점에서 호재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 규모가 크다는 점은 불안 요소입니다. 공화당이 계속 지적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은 3조 7천억 달러의 돈을 썼고 이번 부양책을 포함해 재정 적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채를 발행하면 관련 금리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증시 악재로 통합니다.
    또 재정 적자는 증세와 연결됩니다.
    여기서 두 번째 불확실성이 제기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실제 이런 우려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증시에 동조화된 우리 증시가 출렁였는데요.
    다행히 이 같은 우려를 진정시키는 발언들이 나왔습니다.
    먼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이 임박하지 않았다. 출구 전략을 논의하기 이르다"며 테이퍼링 우려를 줄이고 시장을 달랬습니다.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는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명자 발언이 더해지면서 안정감을 찾는 모습입니다.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비용보다 편익이 크다고 못박아 불확실성을 줄였습니다.
    <앵커>
    연준 의장이 금리를 높일땐 오래 전부터 미리 예고를 하겠다라고 하기도 했으니까 연준이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보이는데,
    그래도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닙니까? 인플레 가능성도 여전하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금리 상승은 위험 자산 특히 증시에 무조건 부정적입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이라는 재정 정책, 즉 돈을 푸는 형식으로 계속 지원을 하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합니다.
    채권 시장이 이를 반영해 가격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시장 금리가 오르는 것을 연준이 막으려면 채권을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역시 돈을 푸는 구조입니다.
    이중으로 돈을 푸는 구조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한계가 보일 때 또는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기미가 살짝 보일 때,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파월 의장과 옐런 지명자가 일단은 경기 회복이 먼저라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아 상황이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환율 부분은 어떻습니까.
    엊그제 미 재무장관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겠다라고 밝히긴 했는데, 경기부양은 또 달러 약세로 이어지잖아요?
    <기자>
    막대한 돈풀기 등으로 인한 달러 약세는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을 유도합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점이 이 부분에 편승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여기에 바이든 외교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 여건 개선을 더하면 국내 수출 기업의 수혜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돌발 변수로 이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미중 갈등으로 우리 기업 실적이 크게 휘청거린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세련된 방식이겠지만 무역을 넘어 인권, 언론, 대만 문제 등 미중 갈등 전선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의 부채 비율이 GDP의 100.1%에 달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상황에서 중국이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것을 미국이 용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옐런 지명자도 "중국 불공정, 불법이 많다"며 이 부분은 강조한 바 있죠.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또 다시 선택을 강요 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환율조작국에 대한 강경 노선을 거듭 언급하는 점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미중 갈등이 계속해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거군요.
    친환경 섹터는 바이든이 그동안 계속해서 강조를 해 왔으니까 앞으로 전망이 괜찮겠죠?
    <기자>
    친환경 섹터는 당연히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2차 전지, 수소와 전기차 분야 등이 늘 거론됩니다.
    관건은 얼마나 지속될지 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인 오바마 2기 집권 당시에도 에너지 전략이 부각됐고 이런 이유로 S&P500 월더힐 클린 에너지 인덱스(Wilderhill Clean Energy Index)가 1년간 86%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도 730%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 하원을 석권하면서 오바마 정책의 동력이 약해졌습니다.
    바이든 정책도 비슷한 길을 걸을지 주의 깊게 살펴야겠습니다.
    <앵커>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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