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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돌아왔다"…바이든 시대 투자 유망한 '중심축 국가'란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1-01-25 10:10  


G7, G10 등 한동안 세계 경제를 주도해 왔던 ‘G-something` 체제가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기 위한 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는 추세다. 지배국(혹은 중심국)이 없는 ‘그룹 제로(G0)’ 시대로 가는 상황에서는 각국 간 경제관계가 글로벌 이익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유엔(UN) 등과 같은 국제경제경찰기구의 위상과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력이 떨어지고, 위반 시 판정하고 제재하더라도 이것을 지키려고 하는 국가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국제기구 축소론’과 ‘역할 재조정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한마디가 상징하듯 지난 4년 동안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의해 훼손됐던 세계 경제 질서 복원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세계경제 질서는 ①미국과 중국이 상호 공존하는 ‘G2’ ②미국과 중국이 경제 패권을 놓고 대립하는 ‘신냉전 2.0’ ③지역별로 분화하는 ‘분열’ ④모두 조화하는 ‘G20` 혹은 ’다자주의’ ⑤무정부 상태인 ‘서브 제로(sub zero)’의 다섯 가지 시나리오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③과 그 다음이 ①로 이미 대부분 국가는 자국이나 지역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 경우 세계경제는 종전의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으면서 예측까지 어려운 ‘뉴 앱노멀’ 시대 ‘젤리형’ 질서가 위기 이전부터 지속돼온 ‘스탠더드형’ 질서와 공존하는 시대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위기를 잇달아 치르면서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모든 예측기관들이 가장 역설하는 주문은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2차 대전 이후 경제활동을 주도해 왔던 종전의 ‘스탠더드형’과는 전혀 다른 ‘뉴 애브노멀’ 시대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질서를 특징짓는 현상인 ‘뉴 애브노멀’은 종전의 스탠더드와 거버넌스의 한계에서 출발한다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진단했다. 기존의 스탠더드와 지배구조를 주도해 왔던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금융위기와 재정위기가 발생했고,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직면한 코로나 사태에도 가장 많은 피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뉴 애브노멀’ 시대에 모든 경제활동의 이론적 근거인 경제학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류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으로 학계에서는 ‘경제학의 혼돈(chaos of economics)’으로 부른다. 양대 위기를 계기로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 주류 경제학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대신에 심리학, 생물학 등을 접목시켜 행동 경제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가정이 무너진다면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실패(market failure)’ 부문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해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국가가 경제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국가자본주의가 온정적 자본주의와 함께 ‘제4세대 자본주의’로 부각되고 있다.
거시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른바 ‘D`공포라 불리우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디스인플레이션이란 경기회복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문제는 종전의 이론으로 쉽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적 대안을 만들기 어렵고, 시장에서는 ‘비이성적(irrational)’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정국의 성장과 물가 간 관계를 총공급곡선(AS·Aggregate Supply)과 총수요곡선(AD·Aggregate Demand)을 통해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AS가 우측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하나는 AD가 우측으로 이동하더라도 AS가 더 많이 이동하는 경우다.
디스인플레이션을 AS가 좌측으로 이동해 성장률이 떨어지는데도 물가가 올라가는 스테그플레이션의 반대 현상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차 오일 쇼크 발생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AS가 좌측으로 크게 이동해 1980년대 초반 미국 경제는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발생했다.

지배국 혹은 중심국이 없는 G0 시대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공통적인 성장동인(예; 인구, 부존자원 등)을 매개로 특정국들을 한데 묶는 이른바 골드만삭스 회장인 짐 오닐 방식의 ‘일반화 함정’이다. 길게는 1990년대 초반 ‘아시아 4龍’, 짧게는 2000년대 브릭스를 기점으로 특정국을 한데 묶어 경제를 보는 시각이 유행했다.
새로 거론되는 성장동인 가운데 최근처럼 초연결 시대에 있어서는 ‘중심축 국가(pivot state)’가 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중심국과 구별되는 ‘중심축 국가’란 특정 국가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국가와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관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국가를 말한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일대일로 계획 등을 통해 친중국 국가 간의 네크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에 의해 약화됐던 동맹국가와의 관계 복원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핵심인 중심축 국가의 영향력이 커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가담하는 국가의 수가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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