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기다리게 했다는데…'슈퍼을' ASML은 누구?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1-25 17:47   수정 2021-01-25 17:47

    반도체 업체가 눈치보는 '슈퍼을'
    코로나 뚫고 이재용 부회장 방문
    올해 40대 생산…대당 최고 3천억
    메모리 업체들도 D램 공정에 도입
    ASML 주가, 지난해에만 63% 상승
    # `슈퍼을`의 비결은?

    <앵커>

    다음 키워드는 `슈퍼을의 비결은?`으로 돼 있습니다.

    지위가 낮으면 을이라고 하는데 `슈퍼을`은 뭔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구도 상으로는 분명히 을인데 막대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을을 말합니다.

    갑으로 납품을 하는 업체를 을이라고 하면,

    을이 판매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요.

    오늘은 이 독점권으로 지위가 높아진 ASML에 대해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ASML은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데,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네, ASML은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의 업체입니다.

    반도체 기업하면 크게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떠오르실 겁니다.

    이들 회사에 극자외선, EUV 장비를 만들어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 장비를 ASML 혼자만 만들 수 있으니 `슈퍼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최근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를 뚫고 찾아간 곳이 바로 ASML 본사였죠.

    <앵커>

    EUV 장비가 뭐길래 이재용 부회장까지 직접 나서는 겁니까?

    <기자>

    지난 시간에도 말씀 드렸지만

    회로선폭이 좁을 수록 더 작고 효율성 있는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5나노미터 이하의 미세 공정이 중요해지고 있죠.

    ASML의 EUV 장비가 이런 반도체를 만드는 핵심 장치입니다.

    이 장비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빛을 쬐어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장비인데요.

    빛의 파장이 짧으면 원판인 웨이퍼에 미세하게 반도체 회로를 그릴 수 있는데,

    기존 193 나노비터의 14분의 1 수준인 극 자외선을 씁니다.

    극 자외선은 공기에 노출되면 바로 흡수돼 사라지는 등 활용이 어려운데,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돼 전 세계에서 ASML만 생산이 가능한 것이죠.

    업계에서는 ASML을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려면 반드시 잡아야 하는 회사`라고 부릅니다.

    <앵커>

    이 회사로부터 EUV 장비를 대량으로 매수하는 회사가

    반도체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아닙니다. 그게 또 사고 싶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산 가능한 EUV 장비 수에 제한이 있어서 이 회사의 간택을 받아야 살 수 있습니다.

    이 장비는 매우 복잡하면서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합니다.

    장비 한 대의 무게가 180t에, 높이는 2층 버스 높이인 4~5m에 달합니다.

    제작에만 5개월이 걸리는데, 예약이 많아 지금 주문해도 1년 반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ASML도 장비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만 20년이 걸렸는데,

    한 해에 30~40여 대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가격은 대당 1,500억에서 2,000억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3,000억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이걸 보유해야 패권을 잡는다, 현재 어떤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습니까?

    <기자>

    세계 1위의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가 40대,

    그리고 삼성전자가 18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D램 생산에 이 공정을 도입하려고 하면서 수요는 더욱 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가동한 평택2라인에서 내년부터 EUV 공정을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도 EUV 공정 도입을 준비하고 있죠.

    결국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ASML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건데,

    선택을 받아야 EUV 공정을 적용한 D램이 나오고, 시장의 패권도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주가도 크게 뛰었겠습니다.

    <기자>

    네. EUV 장비 수요가 늘면서 ASML의 주가도 치솟았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ASML의 주가는 지난해에만 63%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은 264조 1,600억으로 반도체 제왕으로 불린 인텔마저 추월했습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EUV 장비의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한 45억 유로(약 6조원)"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하나만 잘해서 완벽한 독점을 만드는 게 `슈퍼을`이 될 수 있는 비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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