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도 사업자도 울상…역세권 청년주택 곳곳 '파열음'

신인규 기자

입력 2021-01-26 17:38   수정 2021-01-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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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두고 일조권 침해 등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보행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는가 하면, 사업자들은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의 행정지연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초구 서초초등학교 옆, 2천제곱미터 넓이의 역세권 청년주택 부지는 강남역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지난 2019년 9월 시행사가 서울시에 사업계획안을 접수한 곳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일조권 침해, 주변 지반 침하 우려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민감한 건 바로 옆 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안전 문제입니다.

    <인터뷰> 서초구 역세권청년주택 부지 인근 주민
    “아이들의 보호라던지 통학로에 대한 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교육환경평가도 21층부터 할 수 있는데, (20층으로 지음으로써 교육환경평가도 하지 않고) 아이들의 절대보호구역에서 이뤄지는 20층 건물에 대한 아이들의 안전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거에요.”

    해당 사업 시행사는 "서울시의 사전 자문을 받고 여러가지 문제를 수 차례 검토했다“며 ”법을 지키지 않은 부분은 없으며, 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주민 반발 이전에, 서울시 기준을 지키고도 지자체가 허가를 내주지 않아 청년주택 사업이 지연되는 곳들도 있습니다.

    광진구에 지어질 예정인 또다른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이미 건축허가가 해를 넘겼습니다.

    2천제곱미터 이하의 역세권 청년주택 부지(비촉진지구)는 구청이 인허가권을 갖습니다.

    해당 부지 사업자는 "허가를 받기 위해 계획을 수정하고 주차장 부지를 서울시 기준보다도 늘리기로 했지만, 몇 달째 구청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동안 추가로 낸 금융비용만 억대 이상"이라고 말합니다.

    역세권청년주택은 정부가 청년임대주택 공급을 조건으로 같은 땅이라도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용적률 혜택을 줍니다.

    기존 도시계획을 바꿔 진행되는 이같은 사업들이 지역 교통과 주차난 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자치구들의 입장입니다.

    결국 용적률 상향과 같은 혜택이 지자체 현장에서 적용하기엔 과도한 데다 예견되는 반발에 대한 조율도 더딘 게 역세권청년주택 파열음의 원인으로, 이 부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문병훈 서울시 의원
    "(청년주택 관련 잡음들은) 약자를 위해 더 약자를 희생시킬 수는 없다. 이런 논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이 사실 고려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요. 이런 부분이 충분히 업데이트가 되고, 고려가 되면 좋을 것 같고요. 다만 가이드라인이 개선되기 전에 접수된 사업은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문제점이 있긴 하거든요.“

    역세권 청년주택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서울시 25개 구청장들은 최근 단체 행동에 나섰습니다.

    청년주택 사업지 기준을 강화하고 혜택도 줄여야 한다며 관련 서울시 조례 개정을 요구하기로 한 겁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인가를 앞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지는 69곳 2만7천세대에 이르는데, 앞으로 진행될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들은 어떤 식으로든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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