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적도 없는데 무료체험 안돼?"…넷플릭스, 개인정보 어디까지 모으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1-27 17:31   수정 2021-01-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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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무료 체험' 상술 의혹
    기존 체험이력 고지 없이 결제해
    3년간 피해사례 접수 600건 이상
    7일 안에는 계약 철회할 수 있어
    # 다크넛지와 다크서클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다크넛지와 다크서클`입니다.

    <기자>

    네, `넛지`라는 뜻이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건데,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개입한다는 뜻입니다.

    `다크넛지`는 이름처럼 좀 부정적인 의미인데 넛지를 악용해 비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상술을 말합니다.

    최근에 구독 서비스의 다크넛지로 다크서클 생기시는 분들 많아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구독 서비스에서 비합리적인 구매를 넌지시 유도한다, 어떤 겁니까?

    <기자>

    혹시 넷플릭스 무료 체험 서비스 이용해보셨나요?



    제가 최근에 이와 관련한 제보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한 달 간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이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알고 보니 무료가 아니었고, 나도 모르게 결제가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무료 체험은 한 번도 넷플릭스를 이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거든요.

    넷플릭스를 쓴 적이 없는 이 제보자는 황당한 마음에 왜 결제가 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체험 이력이 있어서 결제가 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체험 이력이 있는데, 정작 본인은 쓴 적이 없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이런 사례가 꽤 많았습니다.

    "방금 처음으로 가입했는데 왜 결제되지"

    "가입한 적이 없는데 왜 가입했었다고 나오죠" 이런 글들을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는 데요.



    이유가 뭘지 이용 약관을 좀 들여다 봤습니다.

    우선 넷플릭스는 가입할 때 회원의 이름, 이메일 주소, 주소, 결제 수단,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합니다.

    또 넷플릭스를 사용하면서는 ISP나 기기 이력 등도 수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회원의 정보를 10개월 간 보관하고 있다가 무료 이용 자격에 판단하는 건데요.





    다시 말해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내 결제 수단이나 전화번호를 이용했거나,

    혹은 가입한 적이 없어도 내 기기로 한 번이라도 접속했다면 무료 서비스를 쓸 수 없는 겁니다.

    여기에 가족 구성원 중에 한 명이라도 넷플릭스를 쓰고 있다면,

    이 역시 무료 이용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약관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어떤 방식으로 무료 체험 이력을 확인하는지,

    또 무료 체험을 유도할 때 그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지하고 있지 않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무료인 줄 알고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했던 겁니다.

    <앵커>

    예컨대 가족이랑 왕래가 없어도 가족 중 하나가 가입했으면 나는 안된다는 거네요.

    다크넛지일 수 있는 데 결제 사실을 고지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금융위원회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르면 5월부터 무료 체험 서비스에서 유료로 전환될 때,

    최소 7일 전에 서면, 전화, 문자 등으로 관련 내용을 통보하도록 의무화됩니다.

    자동으로 구독료가 청구돼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 마련된 거죠.

    하지만 제가 앞서 말씀 드린 무료 체험을 할 시점에서는 여전히 고지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인데,

    금융위는 무료 체험 결제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앵커>

    넷플릭스 말고도 이런 피해가 생기는 플랫폼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유료 결제에 대한 고지를 못 받고 사용료가 결제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죠.

    한국소비자원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접수된 피해가 총 609건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영상 콘텐츠의 사례가 가장 많았고 교육, 게임 등의 순으로 접수됐습니다.

    구독 서비스 계약을 했다가 해지를 할 때 위약금이 있거나 제한이 걸려 있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구독 서비스 앱 25개 가운데 18개가 청약 철회가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죠.

    <앵커>

    아직은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소비자들은 이런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될까요?

    <기자>

    나도 모르게 결제되는 일이 없도록 서비스에 가입하면,

    스스로가 결제 내역을 계속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콘텐츠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7일 이내에 철회를 할 수 있거든요.

    이 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연락해서 해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선량하게 피해를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무료 체험을 악용하는 `체리피커(체리만 골라먹는 사람)`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 분들도 결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인지하셔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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