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하루만에 담뱃값 안 올린다는데…"서민 쥐어짜" 민심 의식했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1-28 17:47   수정 2021-01-28 17:48

    복지부, 담뱃값 8,000원대 인상 추진
    4년전 文 “담뱃값 인상은 횡포" 비난
    담배 1갑에 세금 73%…"서민증세냐"
    정세균 "담뱃값 인상 계획한 적 없어"
    # 세금을 피우다

    <앵커>

    다음 키워드는 `세금을 피우다`로 돼 있습니다.

    <기자>

    담배 피우시는 분들에게 안 좋은 소식을 가져왔는데요.

    정부가 담배가격을 향후 10년간 8,000원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 담배 가격이 4,500원 정도 되니까 많이 오르는 셈이죠.

    술을 살 때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앵커>

    거의 두배로 올리는 건데, 갑자기 담뱃값을 인상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건강수명을 연장하겠다는 겁니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기간을 뺀 수치인데,

    기존 70.4세에서 73.3세까지 높이겠다는 겁니다.

    담배나 술은 몸에 좋지 않으니까 이걸 위해서 가격을 올린다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담배나 술에 붙는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거죠?

    <기자>

    네, 그래서 키워드처럼 `세금을 피우는` 셈이 되는 건데요.

    예컨대 4,500원 짜리 담배 한 갑을 사면 3,323원 가량을 나라가 빼갑니다.

    지방세나 국세에 부담금과 부가세까지 있어서 담배 1갑은 세금이 73%를 넘는다고 알려집니다.

    사회에 해롭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에 붙는 세금을 `죄악세`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담배나 술이 있고요, 휘발유도 포함됩니다.

    높은 세금을 매기는 이유는 개인에게도 부정적이고,

    이를 치유하는 비용을 일반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만 퇴치를 위해 콜라 등에도 이런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해서 실제로 담배나 술을 줄이면 일리가 있는데,

    실제로 담배를 덜 피우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정부는 2015년에 담뱃값을 2,000원이나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담배 판매량이 2014년에 비해 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납세자연맹 측에 따르면 실제로는 19%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합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정부 목표치보다 연간 6.5갑이나 더 많은 담배가 인상된 가격으로 팔린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 블루로 담배 판매량은 다시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담배 판매량은 27억 5,000만 갑으로

    1년 전보다 5.6% 늘어 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렇게 모인 세금이 흡연자를 위해서 쓰이고는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담뱃세 대부분은 국세와 지방세로 들어가

    나라의 곳간을 채우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담뱃세를 재원으로 조성된 건강증진부담금이 있죠.

    1997년 기금이 조성된 이후에 애초 취지와 어긋나게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는데 주로 투입되면서 논란이 돼 왔습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06년에는 기금의 95%가 건강보험 지원에 쓰였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조세 저항은 줄이면서,

    실질적으로 세수를 확보하려는 게 의도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담배를 많이 피울 수록 세금이 더 걷힌다는 거군요.

    <앵커>

    네, 금연 효과는 낮았지만 실제로 세수는 크게 늘었죠.

    담뱃값 인상으로 박근혜 정부는 2015년부터 2년 동안 9조원 정도의 세금을 더 걷었습니다.

    이런 박근혜 정부를 문재인 대통령이 비판하기도 했죠.

    문 대통령은 2017년 출간된 자서전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담배는 우리 서민들의 시름과 애환을 달래주는 도구기도 한데, 그것을 박근혜 정권이 빼앗아갔다"고 적었죠.

    "담뱃값을 이렇게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굉장한 횡포"라며

    "재벌과 부자에게서 세금을 더 걷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불쌍한 서민들을 쥐어짠 것"이라고 말했죠.

    <앵커>

    반대했던 문재인 대통령 조차 담뱃값을 올리기로 한 거네요.

    <기자>

    네, 죄악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할 수는 있지만 서민 경제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죠.

    실제로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하고,

    벌써부터 애연가 사이에서는 사재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시점이나 인상폭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불만과 불안이 터져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오늘 정세균 총리가 직접 나서서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복지부에서는 관련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 만큼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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