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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은 피해야 할 '에어팟 맥스'…72만원 돈값 할까 [홍IT인간]

정재홍 기자

입력 2021-01-29 17:31   수정 2021-01-29 17:31

    에어팟 최초 72만원 무선 헤드폰
    꽤 무겁지만 디자인은 차별화
    깜짝 놀랄만한 음질 아니지만
    애플 제품 호환성이 큰 장점
    ※ 해당 리뷰 제작을 위해 애플로부터 기기를 대여받았음을 밝힙니다.

    《`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집 밖을 나설 때 무선이어폰을 귀에 꽂는 건 더 이상 신선하지 않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주머니 밖으로 나온 유선이어폰 줄을 신경 쓰며 음악을 들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국내에서 무선이어폰 대중화는 `갤럭시 버즈`시리즈로 대표되는 삼성전자가 이끌었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콩나물을 닮은 애플의 에어팟이 그에 앞서 크게 흥행했습니다. 에어팟을 포함한 애플의 웨어러블 및 액세서리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 1,114억달러(124.5조원) 가운데 129억달러(14.2조원)로 11%에 달합니다. 에어팟은 2세대와 프로 라인업을 거쳐 머리 전체를 감싸는 무선 헤드폰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에어팟 맥스라는 이름의 이 오버이어 무선 헤드폰 가격은 무려 71만9천원입니다. 아이폰12 가격이 전작보다 조금 저렴해지면서 애플이 가격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었는데요. 에어팟 맥스를 지난해말 기습 출시하면서 그 지적이 유효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아이폰SE(55만원)에 에어팟(19만원)을 얹은 가격인 만큼 기기가 가진 성능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 400g 가까운 무게…눕거나 엎드리진 마세요

    에어팟 맥스는 무겁습니다. 중량이 384g 수준으로 대표적인 비교 모델로 비교되는 소니의 WH-1000XM4(254g) 보다 130g 가량 더 무거운 제품입니다. 제품 프레임으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무게가 더 해진 건데요. 머리 전체를 감싸는 헤드폰 특성상 무거운 무게는 착용감에 치명적입니다. 무게를 의식해서인지 에어팟 맥스는 머리 덮개(캐노피)를 메시 니트 소재를 활용해 부드럽게 제작했습니다.
    애플 에어팟 맥스
    제품을 착용했을 때 머리 자체에 오는 부담은 덜합니다. 음악이 나오는 이어컵 안쪽도 교체가 가능한 메모리폼을 사용해 최대한 체감상 무게를 줄이려 노력한 모습입니다. 앉거나 서서 사용할 땐 부담은 없지만 눕거나 엎드려 쓰면 목에 상당한 부담이 옵니다. 헤드폰 자체가 자유로운 자세를 취하기 힘든 제품이지만 에어팟 맥스는 무게 탓에 해당 자세에선 더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에어팟 맥스의 단점은 휴대가 불편하다는 겁니다. 다행히도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 동봉된 가죽케이스가 있지만 제품 자체를 접거나 구부릴 수 없습니다. 제품은 손가락을 다 편 성인남성 손 만한 크기이기 때문에 가방에 넣는 등 휴대 편의성이 적습니다. 일반적인 헤드폰처럼 목에 거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어컵 크기가 제법 커 턱에 제품이 닿습니다. 가장 휴대하기 편한 방법은 머리에 착용하는 겁니다. 좋든 싫든 헤드폰을 계속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 사과 로고 없어도 눈에 띄는 디자인

    눈에 띄는 무선 헤드폰으로 애플이 2014년 인수한 비츠(Beats)의 제품들이 떠오릅니다. 특유의 상표로 강렬한 인상을 줬던 비츠의 제품들과 달리 에어팟 맥스는 애플 사과 로고를 넣지 않았습니다. 니트 소재 덮개에 알루미늄 소재 동그란 이어컵 자체가 독특해 굳이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제품을 착용하고 돌아다녀보니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이 대중화된 시기여서 우려한 것(?)과 다르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대부분 제품에서 단순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몇몇 물리버튼은 최근까지도 제거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이폰의 무음모드(진동) 버튼, 애플워치의 디지털 크라운 등이죠. 에어팟 맥스도 물리버튼이 2개나 적용돼 있습니다. 음량을 올리거나 내리는 디지털 크라운과 노이즈 캔슬링 버튼입니다. 터치인식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버튼으로 소비자가 자주 사용할만한 동작을 활용하게 했다는 건 장점입니다.
    애플 에어팟 맥스 이어컵 쿠션 분리
    메모리폼 소재 이어쿠션은 탈부착이 가능해 원한다면 제품과 다른 색상을 구매해 새롭게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적으론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당연히 추가 이어쿠션은 별매로 가격은 8만5천원입니다.

    ● `균형에 초점` 72만원 무선 헤드폰 음질은

    결론부터 말하면 깜짝 놀랄 수준의 음질은 아닙니다. 물론 풍성한 중저음에, 고음역대까지 깨끗하게 처리하는 모습입니다. 음간 분리가 잘 구분돼 있어 여러 음이 뭉쳐서 들리는 현상도 없습니다. 아이폰 iOS14 업데이트 이후 추가된 공간음향까지 더해지면 3D입체음향처럼 공간감이 높은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전쟁영화 등을 볼 때 특히 좋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테스트 중이라지만 아직까진 공간음향을 지원하는 콘텐츠가 적다는 게 한계입니다.

    에어팟 맥스에는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탑재됐습니다. 애플은 스탠드 스피커에 주로 사용되는 듀얼 네오디뮴 마그넷 모터로 원래 음원에 가까운 왜곡 없는 소리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가 45만원대인 소니 WH-1000XM4도 같은 크기의 드라이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드라이버 자체가 큰 것은 아닙니다. 대신 에어팟 2세대부터 들어간 애플의 H1 칩이 각각 이어컵에 하나씩 탑재돼 있습니다. 각각 10개의 오디오 코어가 사람마다 다른 귀 모양에 맞춰 최대한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사용하면 할수록 균형 있는 음질을 들려준다는 느낌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역시 좋습니다. 에어팟 프로에서 획기적인 주변 소음을 제거했던 것처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를 작동시키면 음악을 재생하지 않아도 주변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음악까지 틀면 시끄러운 도로 위나 지하철에서도 소음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에어팟 맥스에는 각각 이어컵에 4개씩 총 8개의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가 들어가 있고 목소리를 키워주는 빔포밍 기술도 적용됐습니다. 주변음 허용 모드는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와 흡사하게 주변 소리를 들려줍니다.

    한 가지 기대 이하였던 건 통화품질입니다. 상대방의 말소리는 여타 제품처럼 잘 들려주지만 녹음된 소리를 들었을 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자신의 목소리는 아주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에어팟 프로를 비롯한 최신 무선이어폰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에어팟 맥스는 ANC 성능과 음질에서 경쟁작들에 비해 빠지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20만원 가량 더 비싸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개인 취향이지만 디자인에서도 차별화 포인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애플의 제품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애플이라 다 좋다`가 아닙니다. 에어팟 맥스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아이폰이든 아이패드든 맥북이든 애플 제품 하나는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폐쇄적인 애플 생태계 안에서 가장 좋은 무선 헤드폰이기 때문에 그 이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애플 제품인데 성능이 빠지지 않는다? 애플 충성 고객에겐 71만9천원이 아깝지 않을 겁니다. 대신 평소 목 통증을 호소하는 소비자라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꽤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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