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5번째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용적률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의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공공이 모든 주도권을 쥐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업 과정에서 나타날 주민 간의 갈등이나 재산권 침해 논란이 예상되고 개발 호재로 기존 집값을 더욱 자극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사실상 마지막 배수진을 치고 내놓은 25번째 부동산 대책.
`공급 폭탄` 수준으로 물량을 쏟아붓고 일부 규제를 풀어 속도를 높이는데 방점을 뒀습니다.
<인터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습니다. 용적률, 층수규제 완화 등을 통해 도심 핵심입지는 고밀로 개발하겠습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주택 공급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는 일단 기존 대책과는 결이 다른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책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밋빛 전망`만 하기에는 곳곳에 걸림돌이 남아 있습니다.
우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2년 실거주 의무에서 제외되는 혜택을 받으려면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을 공기업에 맡겨야 합니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기존 조합들이 대부분 기능을 공기업에 넘겨야하는 만큼 실제 참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가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며 주민 동의 비중을 낮췄지만 이게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2/3가 동의하면 1/3은 희생당해서 수용당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재산권 침해와 관련된 분쟁은 더욱 커질 소지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결국 정부가 강제적으로 토지 수용에 나설 수 있는 셈이어서 주민 간의 갈등이 불가피하고 토지주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됩니다.
3기 신도시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신도시급에 준하는 신규 택지물량이 나왔지만 시기와 지역 조차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83만 가구 공급`이라는 숫자가 사실상 실체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개발 호재를 노리는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오늘 발표된 방식으로 개발되는 사업 후보지의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에게는 신축 주택과 상가의 분양권을 부여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을 더욱 자극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개발 소식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서울 지역에 32만가구가 공급되는 만큼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이유에 섭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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