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70억 달러, 우리돈 약 19조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시간 5일 로이터통신은 텍사스 주정부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증설 가능성이 여러차례 보도됐지만 실제 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분기 오스틴에 새 공장을 착공하고 오는 2023년 3분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새 공장은 700만 제곱피트(약 6500만㎡) 규모로 증설된다.
투자에 따른 대가로 삼성전자는 오스틴시와 트래비스카운티에 20년 동안 8억 550만 달러, 약 9,000억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에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며 "향후 10년간 1,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내 다른 후보지역으로 애리조나, 뉴욕을 꼽았고, 한국도 포함됐다. 아직까지 오스틴이 유력하지만 다른 후보지 등과 비교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앞서 뉴욕주 상원의원 찰스 E.슈머는 삼성이 자신의 지역구인 뉴욕주에 공장을 세우면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보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슈머 의원은 미·중 반도체 생산 경쟁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기지다. 1996년 건설을 시작해 1998년 준공을 마쳤다. 2014년에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애플 AO 칩셋을 양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공장 인근 부지를 지속해서 매입하면서 추가로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산업에 시장 주도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미국 현지 분위기와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세계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도입할 조짐을 보이면서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를 견제한다는 포석이다.
이미 TSMC는 지난해 120억 달러를 투자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여기에 올해 최대 280억 달러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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