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설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처럼 만난 부모님의 연로하신 모습을 마주하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특히 부모님의 거동이 불편하다면 걱정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퇴행성관절염`은 부모님 세대의 일상을 괴롭히는 고질병이라 할 수 있다. 무릎 통증으로 대표되는 퇴행성관절염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말기에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므로 적절한 대응이 뒷받침되는게 중요하다.
올해 구정에 만나게 되는 부모님의 무릎 건강이 걱정된다면 간단한 방법을 통해 관절 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명절, 4가지만 알아두면 부모님의 관절 건강을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일명 `퇴행성관절염 자가 진단법`이다.
먼저 걸음걸이다. 부모님이 똑바로 걸을 때 혹시 절뚝거리는지 살펴봐야 한다. 만약 무릎관절염이 심한 상태라면 통증으로 절뚝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무릎관절염이 심해지면 무릎을 많이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걸음걸이가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절뚝이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다음으로 계단을 오를 때다. 만약 부모님이 계단을 오르면서 무릎 통증으로 힘겨워한다면 무릎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계단을 오르면서 중간 중간 쉬어 간다면, 숨이 차서 쉬는 것인지 무릎 통증으로 쉬어가는 것인지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무릎관절염이 심하면 무릎에서 소리가 날 수도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중 무릎에서 `뚜둑` 소리가 자주 난다면 무릎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자력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무언가를 잡거나 기대야 일어날 수 있다면 이 역시 무릎관절염일 수 있다.
흔히 `O다리`로 불리는 휜다리 여부도 관찰해야 한다. O다리는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양 무릎 간 간격이 넓고 O자형으로 휘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O다리인 상태에서 걸을 때 어기적거리거나 뒤뚱뒤뚱 걷는다면 이미 관절염 중기일 가능성이 있다.
부모님의 관절 건강을 세심하게 살펴보기 어렵다면 직접 몇 가지 질문을 하는 것으로 체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인 증상들을 추려보면 ▲무릎이 종종 저릴 때가 있다 ▲관절을 굽히거나 움직일 때 뻣뻣함을 느낀다 ▲무릎 주변이 퉁퉁 붓는다 ▲무릎 뼈 안쪽을 만지면 통증이 느껴진다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하다 ▲1시간 이상 걸으면 무릎에 무리가 있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약하다 등을 물어보면 된다. 이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퇴행성관절염에 해당할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전문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관절염은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뉜다. 초기에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할 때 해당 부위에 국소적인 통증이 느껴지지만 중기로 이어지면 손상된 연골조각이 뼈와 뼈 사이에 끼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무릎이 붓고 열감이 느껴지거나 물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겪고 있다면 퇴행성관절염 말기를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관절 마모가 심해 뼈와 뼈 사이에 연골이 닳아 없어져 참기 어려운 수준의 통증이 온다. 짧은 거리도 움직이기 어렵고 통증으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늦지 않게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자신의 기존 연골을 대신해 인체에 무해한 관절을 삽입하는 것으로 수술 이후 관절의 운동범위가 회복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3D 맞춤형 인공관절은 자신의 신체에 적합한 인공관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부작용 우려가 적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부모가 장년층이라면 미리미리 병원을 방문해 관절 상태를 점검하고 만약 퇴행성관절염이 발견되면 조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당장 병원을 방문하기 어렵다면 퇴행성관절염 자가 진단법을 통해 현재 상태를 대략적으로 파악한 후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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