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서 빠진 이유는?

김보미 기자

입력 2021-02-16 16:58   수정 2021-02-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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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이번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6일 차기 회장 후보에 현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총 4명을 확정했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장은 “하나금융의 조직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 행장이 숏리스트에서 빠진 것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건너뛰고 박성호 부행장이 숏리스트에 오른 점이 주목을 받았는데,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박 부행장의 입지가 입지가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금융권 전반에서는 무엇보다 “조직 안정, 그리고 지 행장 연임을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와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변혁기 앞에서 지성규 은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실어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CEO 교체는 자칫 혼란만 가중시키고, 조직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하나은행, 하나금융도 대세에 따라가지 않겠냐”고 전했다.
여기에 윤성복 회추위원장이 ‘조직안정’을 강조한 것 역시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발언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그룹 2020년 경영실적 보고서)

실제로 하나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조직 안정 필요성을 더욱 뒷받침해 준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2조637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계열사별로 본다면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101억원으로 전년대비 6.1% 줄었다.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로 대거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데다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 마진(NIM)이 떨어진 영향이다.
반면, 하나금융투자(전년비 46.6%↑), 하나캐피탈(전년비 64.5%↑), 하나카드(전년비 174.4%↑), 하나자산신탁(전년비 23.0%↑), 하나생명(전년비 12.3%↑) 등 나머지 계열사는 전년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변화’보다는 ‘조직안정’을 택했던 다른 금융그룹들의 행보를 보더라도 이 같은 해석은 무리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포함해 자회사 CEO 11명을 모두 연임시키는 인사를 실시했다.
11월에는 KB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의 3연임을 공식 확정했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4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이 연임하더라도 임기는 1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따르면 회장의 나이는 만 70세를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올해 만 69세이다. 회추위는 향후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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