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왜곡' 하버드 교수…간토 조선인 학살도 부정

입력 2021-02-17 09:12   수정 2021-02-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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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왜곡한 논문을 써 논란을 빚고 있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간토 대지진의 조선인 학살도 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는 16일(현지시간) 램지어 교수의 논문 `자경단: 일본 경찰, 조선인 학살과 사립 보안업체`를 입수했다며 이 논문이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사적인 경찰력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논문은 2019년 6월 발표된 것으로 이미 온라인으로 출판됐고, 오는 8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이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1923년 일본 간토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을 사적인 경찰력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예로 사용했다.
일단 그는 10만 명이 사망한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인 자경단이 재일조선인을 살해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것은 학살이 일어났는지 여부가 아니다"라며 "조선인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범죄를 저질렀고, 실제 자경단이 죽인 조선인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조선인이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자경단의 표적이 됐고, 사망자 숫자도 부풀려졌다는 식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재일조선인을 범죄집단처럼 묘사했다.
1920년 일본인 남성 10만명 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191명인데 재일조선인 남성 10만명 중에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542명에 달한다는 수치를 인용했다.
이어 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이후 일본에 대한 조선인의 저항운동이 극심해졌다면서 독립운동가들의 암살사건을 예로 들었다.
특히 일왕 암살사건 주모자로 날조된 박열을 거론하면서 "일부 역사학자들의 반론은 있지만 명백한 암살 시도"라고 규정하는 등 일본 우익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지진 후 일어난 간토 지역의 화재는 한국 좌익세력의 소행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램지어 교수가 근거로 제시한 사료는 "지진 후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탔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소문은 아니다"라는 내용의 조선총독부 보고서였다.
또한 램지어 교수는 일본인 자경단에 목숨을 잃은 조선인의 수도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대지진 때 목숨을 잃은 조선인의 수가 2명 이상 1만 명 이하"라는 일제시대 변호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비꼬는 말이지만, 그게 맞다"라고 동의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단 대지진 직후 일본 교수가 조선인 사망자의 수를 2천여 명으로 집계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후 조선인 사망자 수는 3천 명과 6천 명으로 늘었고, 결국 2만 명까지 늘었다면서 집계가 자의적이라는 식의 주장을 폈다.
그는 자경단이 살해한 조선인의 수가 300명 선이라는 조선총독부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이 논문에서 일본 우익의 서적과 온라인 블로그에서 인용되는 잘못된 사료를 여과 없이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램지어는 일본 정부의 개입과 주도를 전면 부인하고, 일본인의 대량학살을 정당방위로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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