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미국은 한때 1/3이 망했다…국내는?

입력 2021-02-19 17:22   수정 2021-02-19 17:22

    인터넷은행 '삼국시대' 초읽기
    중금리대출 확대 전망
    상품 차별화 필요
    <앵커>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앞선 리포트를 보면 올해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약의 원년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떨까요.

    <기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은행산업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누적 가입자가 1,800만명에 달하는 토스가 `토스뱅크`라는 이름으로 오는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것도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까지 이른바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시대`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앵커>
    하지만 반대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만 놓고보자면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인데, 자칫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만 치열해지는 것은 아닌가요.

    <기자>
    시장에 새로운 기업이 뛰어들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경계를 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일단 토스뱅크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여전히 은행산업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자산은 400조 원 이상이지만, 인터넷전문은행 1위 카카오뱅크의 자산은 25조 원 규모로 1/16 수준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인터넷전문은행들끼리 경쟁하는 것은 일단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난 뒤 걱정하자는 것이죠.

    <앵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올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전략도 궁금합니다.

    <기자>
    일단 올해는 다들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4~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에게 연 10% 이내 금리로 내주는 신용대출을 의미하는데요.
    먼저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대출상품을 비롯한 상품 구성을 다양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은행장으로 서호성 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이 선임됐는데요.
    증권, 카드, 캐피탈 등 2금융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출범을 준비 중인 토스뱅크 역시 중금리대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처럼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지 벌써 3년 넘게 지났잖아요. 그동안은 중금리대출을 본격적으로 잘 하지 않다가 왜 올해 갑자기 하는 건가요.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정부로부터 처음 사업 인가를 받을 때 중금리대출 시장의 확대를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금융거래 실적이 부족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대출사각지대`를 메우겠다고 장담했죠.
    이에 정부는 `은산분리` 등 규제까지 완화해주며 사업 인가를 내줬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금리대출보다는 고신용자 위주의 기존 은행들과 비슷한 영업 형태를 보였죠.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중 중신용자인 5~6등급은 10.27%에서 5.54%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1.78%에서 0.87%로 낮아졌습니다.
    중금리대출을 하기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만들고 데이터 분석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중금리 대출 활성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오자 결국 금융당국이 나섰죠.
    지난 3일 인터넷전문은행 중금리대출 이행여부를 꼼꼼히 관리감독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실상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것이죠.

    <앵커>
    인터넷전문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이제는 모바일·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은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서비스 격차는 점점 사라질 것 같은데요. 은행산업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요.

    <기자>
    1995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미국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첫 인터넷전문은행 탄생 후 20년 동안 40여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가 그 중 14곳, 3분의 1 가량이 퇴출됐습니다.
    퇴출은행들 특징을 보니 대부분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실제 퇴출은행 14곳 중 13곳이 기존 은행처럼 예대 업무를 중심으로 영업을 했습니다.
    반면, 살아남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신규 고객을 흡수해 성장했습니다.
    증권, 자동차, 가전, 유통 등과 연계해 서비스를 만든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순호 / 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 외국 사례들을 보면 확실한 시장에서 강점을 내세워서 하고 있는 곳은 잘 살아남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은행이 되면 좋을거야라고 들어오는 애들은 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 유무가 생사를 가른 것인데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지금처럼 시중은행들과 유사한 서비스만 내놓는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중은행들도 최근 `모바일·비대면`에 주력하는 만큼 IT기술 기반의 편의성은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들도 차별화된 서비스 마련이 시급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때 좋은 실적을 거둔 국민, 신한, 하나 금융과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우리금융의 차이점은 비은행산업의 뒷받침 여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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