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끌어올린 원자재 랠리…누가 살아남을까 [무차별 랠리…원자재값 '폭주']

방서후 기자

입력 2021-02-22 17:46   수정 2021-02-22 17:46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오르지 않은 원자재를 찾기가 힘들다는 게 이번 랠리의 특징입니다.
    그야말로 현금 빼곤 다 오르는 셈인데, 과연 이러한 랠리가 언제까지 갈까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증시만 오른 줄 알았더니 원자재값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20세기 이후 네 차례의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존재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오일쇼크, 나머지 하나는 중국의 산업화 시기입니다.
    앞의 세 가지는 공급의 부족, 마지막 중국의 산업화는 수요의 확대가 원인입니다.
    여기까지 원자재라 함은 대체로 원유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무엇이 다르냐, 일단 원유만 보면 지금도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 것이 원유 뿐만이 아니라는 게 과거와 다른 점입니다. 지난해 7월 이후 원유 외에도 각종 금속과 농산물 가격이 50% 넘게 올랐습니다.
    <앵커>
    지난해 7월이라니. 그러면 코로나 백신이 나오기도 전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기 회복 기대감보다 앞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이 있는데요. 바로 돈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현물 자산의 표시 가격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뛸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여기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친환경 관련 원자재는 그야말로 날개를 단 셈인데요.
    전기차 수요가 폭발하면서 구리, 그리고 백금 가격이 폭등했고요, 비슷한 맥락에서 니켈, 아연, 코발트 등이 다 오른 겁니다.
    <앵커>
    유동성이 증가한데다 산업 구조가 친환경 쪽으로 바뀌면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우리가 먹는 쌀, 밀, 이런 것들의 가격은 왜 이렇게 오른 겁니까? 단순히 유동성 때문이라기엔 너무 상승폭이 커서요.
    <기자>
    그렇죠. 오늘 말씀드리는 원자재 대부분이 공급이 부족해서, 혹은 수요가 넘쳐서 가격이 오르는 것에 더해 돈의 힘으로 더 오르고 있다는 얘길 하는 거니까요. 그러면 돈의 힘으로 더 오르기 앞서서 무엇인가 농산물 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건데, 여러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우선 기후 변화입니다. 쌀, 밀, 옥수수 같은 3대 곡물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폭우와 장마가 장기간 이어졌고요, 라니냐 현상이 일어나면서 미국과 남미 작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농번기 노동력 확보가 힘들어지면서 생산량이 줄었고, 농산물을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메뚜기 떼가 출몰하면서 역시 생산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사료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육류 가격까지 일제히 올랐습니다.
    <앵커>
    보통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다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까?
    <기자>
    우리가 보통 신흥국 하면 떠올리는 중국이나 베트남 외에도 러시아, 칠레, 페루, 멕시코, 브라질 같은 원자재 생산국 증시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칠레와 페루입니다. 두 나라 증시는 금값과 동행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요.
    위험자산 선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값이 힘을 못 쓰고 있는데도 두 나라 모두 증시가 강세를 보였죠. 바로 구리 때문입니다. 두 나라가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면서 증시도 덩달아 달렸습니다.
    <앵커>
    그러면 도대체 언제까지 오릅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하지 않는 한 원자재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가운데 연준이 명목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만 해도 그만큼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율)는 하락하게 돼 있죠.
    이렇게 되면 약달러와 고물가, 즉 실물자산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다만 경기가 회복되고 수급 환경이 바뀌게 되면 원자재 별로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어떤 원자재가 유망한가요?
    <기자>
    우선 농산물은 재배면적을 늘리면 공급 부족 현상이 빠르게 해소되는 만큼 랠리가 오래 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구리와 은, 백금 등 친환경 인프라구축에 필요한 소재들은 상당기간 수요 우위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구리의 경우 2050년까지 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고, 새 광산 개발이 어려워 유망한 자산으로 꼽힙니다.
    원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탄소 경제가 도래한다면 조금 주춤할 순 있겠지만, 그 시기가 그렇게 빨리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습니다.
    최근 텍사스 지역을 덮친 한파만 해도 그렇죠. 풍력 발전 비중이 20%를 웃도는 지역에서 한파로 발전기가 얼어붙고, 전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진 건데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미국,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텍사스에서 전기가 멈춘 만큼 단순히 원유 생산 차질을 넘어서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성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최고 100달러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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