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지배구조(G)가 투자 결정의 8할"[지배구조 빠진 금융권 ESG경영②]

입력 2021-03-10 17:51   수정 2021-03-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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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는 지배구조가 투자결정의 8할
    <앵커>
    해외 투자기관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ESG 평가에서 `G` 즉 지배구조 문제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기자>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 7곳 중 6곳의 반대에도 손태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강행했습니다.

    당시 손 회장은 DLF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 결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이후 국내 한 ESG 평가기관의 자료를 보면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점수는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2020년도 기준 KB금융 A+ / 신한금융지주 A+ / 하나금융지주 A / 우리금융지주 B+)

    평가서에서는 해당 점수에 대해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고 설명합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는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 최고경영자, 내부통제 등의 항목으로 평가합니다.

    세부 평가 기준은 공개하지 않지만, 최고경영자에 대한 부분은 평가 항목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 때 사외이사 선임으로 홍역을 겪은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배구조 점수에서 우리금융지주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나금융도 기관투자자 8곳 중 4곳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사외이사 선임을 밀어부쳤습니다.

    글로벌 평가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의 ESG 평가도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MSCI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ESG 등급을 BBB로 평가했는데, 이는 전체 7등급 중 4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우리금융지주 BBB / 하나금융지주 BBB / KB금융지주 A / 신한금융지주 AA)

    문제는 자산운용사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입니다.

    국제 투자자문회사인 러셀 인베스트먼트 조사를 보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배구조에 대한 비중을 80%나 두고 있습니다.(환경 13%, 사회 5%)

    [대기업 ESG 담당자: 최근 많은 기업들이 CEO와 이사회 주관으로 회사의 지속경영이나 ESG 관련 사안을 의사결정하는 회의체나 운영회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이 거버넌스(G,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ESG 등급을 기준으로 운영하는 자산은 전체 운용자산의 절반 가량인 45조 달러, 우리 돈 5경1,255억 원에 달합니다.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돼 2030년이면 전체 운용자산의 95%, 2035년이면 99%를 ESG 등급에 따라 운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출처: 도이치뱅크)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해외는) 네거티브 방식이라고 해서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투자군에서 빼는 것이죠. G(지배구조)나 이쪽의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도 볼 수 있죠.]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보다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는 게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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