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톡톡] 안팎으로 부글부글…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면초가'

김보미 기자

입력 2021-03-12 17:27   수정 2021-03-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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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주동안 눈여겨 볼 만한 CEO 소식들 짚어보는 CEO톡톡 시간입니다.
    김보미 기자 나왔습니다.
    이번주 다룰 CEO는 총 두 명이군요.
    첫 번째 인물 바로 살펴보죠.
    <기자>
    첫 번째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소식입니다.
    금융권 CEO들의 인사가 하나둘씩 마무리 되면서, 금융권은 이제 ‘금융검찰의 수장’으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장의 인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는 오는 5월 3일 끝나는데요.
    최근 들어 안팎으로 윤 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로 인해 연임이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부정적인 평가가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나온다고요.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기자>
    네. 일단 금융감독원, 즉 금감원 내부로 눈을 돌려보면요.
    지난 3일 금감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원장의 자진사퇴”를 외쳤습니다.
    사실 지난 2018년 윤 원장이 취임 후 두 달만에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내놨을 때만 하더라도 노조는 “환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는데요.
    3년 만에 내부 평가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앵커>
    3년만에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는 건데,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직접적으로 갈등이 촉발된 건 지난달 19일 있었던 금감원 정기 인사였습니다.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돼 내부 징계를 받은 직원 2명이 승진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던 게 화근이 된 건데요.
    이후 지금까지 윤 원장과 노조 측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윤 원장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고 있어 연임 포기를 말할 수 없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일단 노조는 ”윤 원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봉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채용비리 관련 직원을 승진시켰다... 확실히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긴 한데, 그렇다고 기관장 사퇴까지 거론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노조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데에는 또 그만한 배경이 있겠죠? 어떤 겁니까?
    <기자>
    금감원의 내부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2017년 감사에서 드러난 채용비리 때문에 현재 3급 이상 직급의 정원을 줄이고 상여금을 삭감하는 등 전직원들이 고통분담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사적체에 대한 불만도 쌓일 대로 쌓인 상태죠.
    이런 가운데 채용비리 직원이 승진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동안 억눌러왔던 불만들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노조는 ”윤 원장이 금융위원회와 잦은 마찰을 일으키면서 금감원의 예산 삭감을 불러왔다“며 ”운영 미흡으로 인해 직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참고로 금감원 예산은 금융위가 책정합니다.
    그래서 종합해 보면, 인사불만은 여러 이유 중 하나로 보이구요.
    그동안 갖가지 문제들로 윤 원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떨어진 데 따른 결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동안 내부적으로 쌓여있던 문제들이 이번일을 계기로 폭발하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외부적인 시선이 부정적이라는 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라임펀드 등과 같은 사모펀드를 판매했던 금융권 CEO에 대해 금감원이 중징계 조치를 추진하는 것을 놓고 금융업계에서는 ”일단 문제가 생기면 CEO부터 때리고 본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전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작심 발언에 나섰는데요.
    김 회장은 "은행장이 모든 임직원의 행위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금감원의 이런 움직임은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업계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의 이런 움직임은 금융권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또 금감원이 사모펀드 관리감독 미흡에 대한 자성 없이, 금융소비자보호를 앞세워 판매사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지금까지 금감원장이 연임을 한 사례가 단 한건도 없다면서요?
    이런 점도 윤 원장이 한 번 더 하기는 어려울 거란 예상을 키우고 있는데, 그동안 금감원장은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 왔기 때문에
    윤 원장이 교수 출신이다보니까 처음 됐을 때만 해도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윤 원장에 대한 평가가 안좋다고 한다면, 앞으로 금융개혁 과제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다음 금감원장이 누가 될지에 따라 좌우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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