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ℓ콜라에 110원' 설탕세…소비자 부담
<앵커>
다음 키워드는 `죽음을 부르는 그것`, 제목이 섬뜩합니다.
<기자>
우리의 죽음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은 게 뭔지 아십니까?
바로 설탕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 전문기자 게리 타우브스는
"현대인은 설탕을 한 세기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섭취했고 비만과 당뇨병, 암과 고혈압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죠.
그래서 정부가 설탕이 많이 든 식품이나 음료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설탕세를 말하는 거죠? 세금을 어떻게 얼마나 매긴다는 겁니까?
<기자>
당이 100L당 20㎏을 초과하면 100L당 2만 8.000원,
16~20㎏이면 100L당 2만원 등 설탕 함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내야 되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단 음료하면 코카콜라 흔히들 생각하시죠.
코카콜라 250ml 제품의 경우 1캔에 당이 27g 들어았거든요.
100L, 그러니까 400캔으로 환산하면 총 10.8kg 당이 있어 개정안에 따르면 총 1만 1,000원의 세금이 더 부과되죠.
1캔당 27.5원씩 세금이 더 붙는 셈이어서 이 만큼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만큼의 세금을 업체에다 부과하는데 그렇게 되면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거군요.
이렇게 설탕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다른 나라도 있습니까?
<기자>
네. 이미 40여 개국에서 각종 성인병을 초래하는 비만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가 1922년 고율의 초콜릿 및 설탕제품세를 만들었고,
이후 2010년대부터 영국·프랑스·핀란드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설탕세 도입이 확산됐습니다.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 일부 주에서도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앵커>
비만이 많은 나라들이 주로 도입할 거 같은데 효과가 좀 있었습니까?
<기자>
예를 들어 노르웨이 같은 경우는 2018년에 세금을 83%나 올렸는데 그 다음 해 설탕 섭취량이 10년 전과 비교해 27% 줄었다고 합니다.
이게 설탕세를 올렸기 때문이라는 게 당시 노르웨의 보건당국의 설명이죠
하지만 시장경제를 왜곡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나왔는데요.
노르웨이에서는 설탕세 인상으로 사탕류의 가격이 오르자,
국경을 넘어 스웨덴으로 당이 든 제품을 쇼핑하러 가는 노르웨이인들이 늘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설탕 원정인데, 우리 같은 경우는 사실 비만이 심한 것도 아니죠.
굳이 도입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이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의 주장은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것이 국민의 실천만으로 어려우니까 제조사들이 협조를 해야 한다"입니다.
그러나 업계는 이미 음료에 포함된 당 함량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예컨대 제로콜라나 제로사이다 같은 건강한 제품을 내놓고 있죠.
건강을 위해서 먹는 유산균도 먹이는 당이거든요.
다시 말해서 건강을 위해 먹는 제품들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걱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소득자들의 경우는 비싼 건강식을 챙겨먹을 수 있는 여건도 아닐텐데
세금까지 물리게 되면 부담이 될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오히려 음료의 주 소비층인 가난한 이들에게 세금을 전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연구팀이 2015년부터 설탕세를 도입한 미국 버클리시를 연구한 결과,
설탕세 전체의 47%, 탄산음료에 부과된 세금의 69%가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죠.
죽음까지 부르는 설탕, 줄이는 것이 물론 좋겠지만 세금을 메기려면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으면 세수를 늘리려는 꼼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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