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기회를 주는 것을 `기술특례상장제도`라고 하는데요.
한국경제TV가 작년 기술특례제도로 상장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실제 실적이 투자설명서에 기재한 실적 추정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재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작년 기술특례제도로 상장한 한 바이오 기업이 투자설명서에 기재한 실적 추정치입니다.
매년 매출액은 우상향하고, 영업손실은 작년 58억원에서 2022년부터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작년 영업손실 102억원을 냈습니다. 예상보다 손실폭이 두배로 커진 것입니다.
실제 실적이 투자설명서상에 기재한 장밋빛 예상치보다 크게 모자란 곳은 이곳만이 아닙니다.
작년 연간 실적 추정이 가능한 23개 기술특례기업 중 16개 기업의 실제 실적이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에 기재했던 실적 추정치를 밑돌았습니다.
특히 바이오 기업이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분자진단을 연구하는 젠큐릭스는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에 2020년 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영업손실은 92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피플바이오와 에스씨엠생명과학 등도 실제 실적이 기대치보다 한참 낮았고, 바이오 이외 기업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문제는 실적추정치가 부풀려지면 공모가도 그만큼 높아지고, 이는 고평가 논란으로 이어져 주가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기술특례기업은 현재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워 공모가를 산정할 때 미래 실적 추정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공시 내용이 사실과 크게 다를 경우, 사후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교수 :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투자설명서가 부정확하게 작성되더라도 이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투자자들도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차익에 집중하는 상황이라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규 상장기업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실적 추정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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