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금융에 몰린 돈 2279조원 '역대 최대'

강미선 기자

입력 2021-03-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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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5일 '금융안정상황' 발표
GDP대비 부동산금융도 '역대최고'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1년 3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민규 안정총괄팀장, 민좌홍 금융안정국장, 박구도 안정분석팀장

지난해 부동산금융에 쏠린 돈이 2천3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를 마친 뒤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현황 및 시사점’이 담긴 금융안정 상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천279조원으로, 1년 사이 212조(10.3%) 증가했다. 2018년과 2019년에 증가율은 7% 대 수준이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가계·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과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에 투입된 자금의 합계를 말한다.
이에 따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은 118.4%로, 10.7%포인트 올랐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높다.
부문별로는 가계여신은 지난해 89조2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전세 관련 보증은 35조4천억원으로 늘어 부동산금융 관련 가계여신 증가액의 39.7%를 차지했다.

전세값이 오르고 거래가 늘면서 전세자금대출보증,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 모기지론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중심으로 21조1천억원, 전년도 증가 폭(3조2천억원)의 7배 수준이다.
금융기관 부동산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15조9천억원 소폭 늘었다.

기업여신 가운데서는 부동산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이 지난해 45조6천억원 늘었는데, 이는 부동산금융 관련 기업여신 증가액(+81조4천억원)의 56.0%에 해당한다.

특히 비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증가액(+24조9천억원)이 은행(+20조6천억원)을 웃돌았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사업자보증도 2019년 -2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증가전환 했다.
지난해 금융투자상품은 주택저당증권(MBS, +22조8천억원)과 리츠(+10조8천억원)를 중심으로 41조7천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모기지론 양도, 보증 등을 통해 주택 관련 신용위험이 주택금융공사 등 보증기관에 집중되면서 이들 기관의 충격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보증기관으로 위험이 넘어가는 데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상승, 예대율 하락은 은행 등의 가계대출 취급 유인을 강화해 가계부채를 더 늘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탄소배출량이 많은 1차 금속, 화학제품 등 9개 업종의 고탄소산업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의 익스포저 규모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고탄소산업에 대한 익스포저(금융기관의 기업대출·주식·회사채 보유 규모)는 411조원이다. 기업부문 전체 익스포저(2천358조원)의 17.4%다.
기관별로는 은행(251조원)·보험사(88조원)가 전체의 82%를 차지했고, 상품별로는 대출(247조원)이 전체의 60%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화학물질·화학제품 제조업(103조원, 25%), 석탄발전(91조원, 22%) 등에 대한 익스포저가 컸다.
특히 고탄소산업 익스포저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이후에도 익스포저가 계속해서 커졌다. 지난해 익스포저는 2014년 말(375조원)과 비교하면 36조원이 늘었다.
한은은 "올해부터 국내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함에 따라 금융부문도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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